아나운서가 되려하면 누구나 생각합니다.
어느 학원을 갈까...두둥.
전통이 있는 방송국 소속의 아카데미를 가야할지
최근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소수정예의 학원을 가야할지.
약간 비싸지만 이름값이 있는 학원을 가야만할지.
아니면 다 다녀야할지 걱정합니다.

조금 재수 없지만 저는 학원을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1년차 시절에 기본기가 없어 혼자서 가슴앓이하며 내가 아나운서 자격이 있는지
고민했으며 피디로부터 어설프다는 소리를 들어가며 떨리는 가슴으로 방송했습니다.
아마 학원을 다녔다면 그보다는 덜 고생했으리라 짐작합니다.

자. 학원을 가야할까요?
아나운서 학원은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합니다.
이건 확실합니다.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아름다운 이유들을 만들어내지만 학원은 사업을 합니다.

100명이 가서 물어 봅니다.
‘제가 아나운서가 될 가능성이 보이나요.?’
100명에게 돌아가는 대답은 대동소이 합니다.
‘괜찮네요..하지만 여기저기를 조금 가다듬어야겠어요.’
아나운서들은 100명을 보면 5명의 될 만한 사람을 한 눈에 알아봅니다.
학원이 정직하다면. 95명에게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학원은 그렇게 하질 않습니다. 결국 돈 때문이지요.

그래도 우리는 학원에 갑니다.
두려움 때문이지요.

준비를 열심히 해야만 한다는 두려움.
학원에서 공부하지 않으면 뒤처진 다는 두려움.
아나운서가 되기 힘들다는 두려움.
물론 학원이 아니고서는 어느 정도의 기본기를 익힐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어딜 가서 발성과 발음을 익히겠습니까.
사기당하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학원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여러분이 현명해져야 합니다.
학원운영을 위해 돈을 내는 사람이 아니라 학원을 이용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러기위해서는 스스로를 냉철하게 돌아봐야합니다.
거울을 보고 객관적으로 자문하십시오.
‘내 얼굴이 호감가는 얼굴인가?
다른 아나운서들을 관찰하십시오.
‘내가 저 사이에 있어도 경쟁력이 있는가?’
이런 질문의 답은 결국 자기 자신이 내릴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인생의 선배도 후배의 꿈을 밟아 버리지 못하기에
‘넌 아니야. 아나운서는 포기해라.’
이 말은 못합니다.
선배는 못하지만 학원은 거짓을 말합니다.
‘열심히 하면 가.능.성.이 있어요.’

아나운서는 1등만을 뽑습니다.
수 천명 중 한명만을 택하는 것이죠.
30명을 뽑는다면 당연히 열심히 하면 되겠지만
1등만을 뽑기에 열심히만 해서 되는 건 아닙니다.
현직 아나운서들 중 대부분이 학원출신입니다.
하지만 괜찮은 사람들이 학원으로 몰리기에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지.
학원에서 아닌 사람을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주지는 못합니다.

부디 현명하게 학원을 이용해서 좋은 결과 이루시길 바랍니다.
제 주관적인 판단으로 학원은.
3개월에서 6개월만 다니면 족합니다.
그 이상은 돈 낭비라 생각합니다.
다들 돈 아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