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정은
이제 넉 달 된 풋내기가 무엇을 느꼈을까요. 아직까지 손에 잡히는 것은 없고 얼떨떨하기만 할 뿐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분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할 것 같아요. 알면 알수록 더 어려운 것이 방송의 세계니까요. 물론 다른 학문 역시 마찬가지일겁니다.
3월 초, 처음 스포츠뉴스에 들어갔을 때 오히려 방송 첫 날이 덜 떨렸습니다. 잘 모르니까 무모한 용기가 있었던 거죠. 무엇을 얼마만큼 준비해야할지 몰라 하루 종일 준비하면서 뜬 구름 잡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떤 기사가 톱으로 갈 지 감조차 잡을 수 없었죠.
이제는 기사의 제목이 나와 있는 큐시트를 보면서 조금은 감을 잡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어떤 소식을 어떻게 전해드릴까...항상 고민하게 되죠.
7,8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준비하는 시간은 7,8시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절대 방송하는 시간만이 전부가 아니라 뒤에서 준비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고 소중한 시간인거죠.
그리고 4월 말쯤에 ‘새벽이 아름다운 이유’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95.9MHz 새벽 3시에서 5시. 많은 사람들이 깨어있는 시간은 아니지만 그래서 그 시간대에 만나는 청취자들은 저에게 더 소중합니다. 택배 하는 분들, 운전하며 듣는 분, 공부하는 분들, 그리고 해외에서 낮에, 저녁에 한국을 그리워하며 함께하는 분들... 제가 농담으로 해외에서는 최고의 시간대라는 이야기를 해요. 라디오의 매력은 정말 하나의 가족이 된다는 겁니다. 일주일, 한 달...지나면서 친숙한 이름에 반가워하고, 슬픈 사연에 눈물 흘리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침에 눈뜨면 청취자들의 사연과 신청곡부터 확인하게 되고... 어느새 ‘새아이’의 주인으로서 여러분을 챙기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된 거죠.
이런 하루하루가 참 보람되고 기뻐요. 저 자신도 위로해 드리기만 하는 입장이 아니라 애청자분들게 위로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제 한 발짝 조심스럽게 떼서 발가락정도 담근 것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도 조금씩 발을 내딛을 겁니다. 여러분께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