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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끝나고 남아!”
학창 시절에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말.
“그래!”하고 적당한 욕을 섞어 가면서 대답을 하지만 그 시간이 다가 올수록
초조함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도 중학교 시절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
막상 그 시간이 다가오고 친구들이 일진이라고 부르는 흔히 말하는 학교 짱들이 교실로 걸어 들어올 때 느꼈던 그 두려움은 지금도 부끄럽고
지우고 싶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그 후에 늘 떠오르는 판타지적인 생각.
들어오는 친구들을 비웃으며 날라 차고, 돌려 차고, 의자로 유리를 깨서 그들에 대항하고...하지만 현실에서는 규제가 많다.
학교, 법, 인식, 사회, 회사, 조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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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만
영화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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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인생의 특별한 목표의식이 없던 현수는 학교 짱인 차종훈과 한 판 붙을 생각으로 열심히 몸을 만든다.
이소룡의 절권도를
모방하면서...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벌이는 일대 다수의 결투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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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다수로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는 인물.
글쎄..현실에는 얼마나 가능할까?
“대한민국 학교 X까라 그래!”라고 외치면서 학교를 떠날 수 있는 학생은 몇 이나 될까? 이렇게 영화는 판타지다. 그렇게
하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서 못하는 것들을 이런 영화는 담아낸다. 특히 이런 액션이 담긴 영화는.
물론 어떤 사람들에게는 실제상황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지.
유하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를 본 후에 나는 이런 생각들을 했었다.
분명 현실에서는 쉽게 일어날 수 없는 판타지이면서도 너무도 사실적인 스토리.
학창 시절에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때 영화 속의 현수처럼 ‘이제 갈 길은 정해졌다’고 다짐하면서 차종혁과의 대결을
위해 몸을 만드는 상상을 누가 해보지 않았을까? 물론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겠지만..
유하 감독의 영화는 이렇게 어떤 사람에게는 숨기고 싶은 기억까지도 끄집어내는 묘한 사실적인 매력이 있다.
현실에서 일어나긴 쉽지 않은 판타지이면서도 매우 사실적인 장면들. 대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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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본
<비열한
거리>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삼류 건달이 큰 한 건을 위해서 조직을 배반하고 고속으로 성장가도를 달리면서 예전에 사랑하던 여인을 만나 순수한 사랑을
하지만 그도 역시 배신을 당하고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스토리.
정말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익숙한 내용이다.
이렇게 뻔한 내용이 2시간 넘도록 이어지지만 영화가 끝난 이후에 쉽게 자리에서 일어날 수는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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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게 바로 유하감독 영화의 묘한 매력이다.
아마도 그것은 사실적인 화면들과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그리고 영화 전반에
흐르는 다소 우울하고도 쓸쓸한 느낌 때문이 아닐까?
영화 제목처럼 이 영화의 전반에 깔려있는 정서는 참 비열하다.
겉으로는 의리를 말하고 충성을 말하지만 누가 언제 어떻게 배신할 지 알 수 없는 상황. 그리고 그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달려가는 주인공.
“민호야 이번에는 정말 의리에 죽고 사는 멋진 건달 영화 한번 만들어봐라.”
영화 속 주인공 병두가 멋지게 건네는 이 말은 영화 속의 현실에서는 판타지일 뿐이다.
의리에 살고 죽으면 건달 영화가 되나? 그리고 그런 건달이 있나?
영화는 이런 점들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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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편 맞지?‘라고 병두가 말하는 순간 병두는 친구를 잃게 된다.
나 이외에 누군가가 알고 있는 비밀. 그것이 비밀일 수 있을까?
친구는 순간에 적으로 돌변하는 것이 세상이다. 학창 시절에 배웠어야 하는 내용인데 조폭 두목 병두는 왜 몰랐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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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무슨... 씨발 놈이 놀아줬더니..”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이정진은 이렇게 말했었다. 친구는 무슨! 이해관계만 있을 뿐..
이 영화의 매력은 이렇게 사실적인 내용에 있다. 액션 장면 역시 지극히 사실적이다.
오우삼 영화에서 쌍권총을 들고 폼을 잡으며 싸우는 장면도 중국의 영화에서처럼 공중 3회전을 하면서 싸우는 무술도 이 영화에서는
없다.
정말 살기위해 치열하게 싸운다. 죽이지 않으면 죽는 조폭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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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조금 잔인하다. 그래서 더욱 사실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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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땅에 묻어버리는 장면에서도..
그리고 그런 사실적인 장면을 연기한 배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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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에서 잘 생긴 배우 장동건을 배우로 새롭게 보게 됐다면 <비열한 거리>에서는 조인성이 있다.
영화에서 이렇게 한 배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즐거움이다. 그리고 진구라는 배우도. 또 다른 조연들도.
요즘 같은 장마철. 비오는 날에 혼자 조용히 극장에 가서 보기에 좋은 영화
유하 감독의 <비열한 거리>.
폭력 삼부작을 만들겠다는 유하 감독의 마지막 세 번째 작품이 기대된다.
판타지이면서 너무도 사실적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영화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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