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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러리스트가 인질범을 살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 전산망의 허점을 이용한 금융 사기 수법이
탄생했습니다.
* 세계육상대회에 출전한 홍길동 선수가 꼴찌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위 보기는 '주어+서술어'를 따지는 문장 구성으로 보면 흠잡을 데 없는 문장입니다. 그렇다고 '문제
없다'는 건 아닙니다. 굵은 글씨(살해, 사기, 꼴찌)와 밑줄친 표현(성공, 이용, 탄생, 쾌거, 이룩)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이 안 되는'표현이 어제와 오늘 여러차례 나왔습니다. 그 '말도 안 되는 표현'이 어떤 건지 보시지요. 다음은 어젯밤 올리려했던 글입니다.
여러차례 게시에 실패한 끝에 이제야 문제
해결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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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초, 가을인지 겨울인지 모르겠습니다. 춥다는
얘기지요. 두툼한 저고리만 믿고 외투 안 걸치고 다니다가 칼바람에 애먹었습니다. 내일(11월 3일)은 더 추워진다는군요. 일부 지역에는 눈(또는
비)이 내릴지 모른다니 '첫눈' 기대?
엠비시 저녁뉴스를 보다가 '추위 절정'이란 얘기를 듣고는
얼굴 화끈 거렸습니다. 갱년기도 아닌데 이 추위에 얼굴 화끈거린 이유는 뭘까요. 절정(絶頂)은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꼭대기를 이르는
말입니다. 끊을 절(絶)에 정수리 정(頂)이니까요.
절정 : [명사]
1 산의 맨 꼭대기. ≒극정.
우리는 갈데없이 물에 빠진 쥐 모양을 해 가지고 비로봉 절정에 있는 찻집으로
찾아드니….
≪정비석, 비석과 금강산의 대화≫
2 사물의 진행이나 발전이 최고의 경지에 달한 상태. ≒정점(頂點).
인기 절정에 오르다
배고픔이 절정에 달하다
절정의 순간을 맞다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농민의 불평불만은 절정에 도달해 있다….≪이병주, 지리산≫
3 <문학>극(劇)이나 소설의 전개 과정에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는 단계. ≒클라이맥스.
4 <문학>이육사가 1940년 《문장》에 발표한 시. 민족 현실의 암담함을
노래하였다.
<표준국어대사전>
엠비시만 그런 게 아닙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들어가니
'추위 절정'이란 제목이 또 보이는군요. 기껏해야(?) 영하 4도가 되는 걸 두고 (때이른 '기습 추위'이긴 하지만) 절정이란 무식한 말을 누가
먼저 썼는지 알고 싶어졌습니다. 여기저기 기사를 시간 순으로 찾는 '무식한 방법'을 동원했지요. 그래서, '원흉 확인'? 모릅니다, 누가 먼저 '추위 절정'이란 표현을 했는지. 기상청의 보도자료가 아닌
것은 확실했습니다. '추위 절정'이 들어간 문장은 '(이번 기습)추위는 내일 아침을 고비로...'라 다듬으면 괜찮았을 겁니다. 아래
문장이 기상청 보도자료의 관련 내용입니다.
<기온전망>
오늘은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찬 바람이 강하게 불어 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으면, 내일(3일)은 오늘 아침보다 기온이 더
떨어져 중부와 남부내륙지방에서 영하의 기온을 보이는 곳이 많겠으니,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람.
이번 추위는 모레(4일) 오후부터 점차 풀리겠음.
포털 사이트 '대문'에 박힌 '심각 격상'이란 표현도 '추위
절정'과 무식함(무지함)면에서 보면 매한가지네요. '신종플루'의 심각한 단계로 격(格)을 올린다(上), 적절한 쓰임이 아니니까요.
정부, 3일 신종플루 `심각' 단계로 격상
복사해 붙인 내용은 연합뉴스 기사에서 뽑아온 겁니다.'국가전염병재난단계를 최고인 '심각'(Red)으로 올리고 후속대책을 발표한다 -
이렇게 썼군요. '심각 격상'을 '심각으로 올리고'로 풀어 쓴 정도입니다. 위 문장을 이렇게 손 보면 어땠을까요.
국가전염병재난단계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발령하고...
춥다는 걸 어떻게 표현하는 게 좋을까, 제대로
고심했다면 이런 경우는 없었을 겁니다. 시간을 다투는 뉴스이기에 '첫 보도'가 서툴렀다면('서툴었다면'을 바로 잡습니다) 바로
잡았어야 합니다. 다행히 엠비시 뉴스데스크에서는 '추위 절정'이라 하지 않았네요. 와이티엔은 11월 3일 오전 0시22분 뉴스에서 '내일'만
'오늘'로 시제를 바꾸었을 뿐 앵커멘트는 한 글자도 바꾸지 않았습니다. 앵커는 바뀌었지만 앵커멘트는
그대로....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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