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회사, 문화방송을 두고 말들이 참 많습니다.
정부와 친여권에서는 이른바 '미디어 개혁'의 주대상이 MBC이니 손을 봐야한다는 거고, 한쪽에서는 '방송장악 음모'라며 이에 맞서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런 논의를 하자는 건 아닙니다. '골치 아픈 얘기'할 줄 아셨나요?


<선덕여왕의 '전신', 덕만입니다 . MBC사진>

  오늘 출근해서 어제 시청률표를 보았습니다. 요즘 문화방송의 시청률은 괜찮군요. 어제는 지상파 채널 4개(K1,K2,S,MBC)중에 압도적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일일 연속극 '밥줘'의 시청률도 나쁘지 않고, 뉴스데스크의 시청률도 상대사의 뉴스와 격차를 많이 줄여가고 있는 추세군요. '압도적 시청률 우위'는 '선덕여왕' 덕분입니다. 어제 시청률을 볼까요?

  서기 2009년 8월 31일 월요일의 '선덕여왕 시청률(TNS 수도권 기준)은 44.7%, 점유율은 60.2%입니다. 같은 시간대(22시~23시10분) 다른 채널 시청률은 '가요무대(K1)' 8.3%, '전설의 고향(K2)' 5.5%, 월화드라마 '드림(S)'3.8%군요. 

  시청률과 점유율의 구별, 1%시청률의 의미는? 

- 한동네에 100가구가 산다. 시청률 10%는 10가구가 그 채널을 본다는 것, 점유율 10%는 TV보는 집 가운데 10%가 그 채널을 본다는 것입니다. 시청률 10%는 10가구가 '시청', 점유율 10%는 (10가구에서 10%를 '점유'한) 1가구가 그 채널을 보는 겁니다.   
- (여러 통계와 검증을 바탕으로) 시청률 1%는 223,800명으로 추산. 

  그러니까, 어제 '선덕여왕'은 10가구 가운데 4.5가구가 TV를 켜고 보았고, TV시청한 10가구 중 6가구가 시청했다는 거지요. 시청자 수는 223,800명 * 44.7% = 10,003,860명입니다. 본방송을 본 시청자가 1000만명이니까, 재방송과 다시보기 그리고 '어둠의 경로'를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 늘겠지요. 이제, 시청률과 점유율 따위의 숫자놀음이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 아시겠지요?


< '폰카'로 찍어서 사진이 흐리군요, 시청률표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

  시청률 최고인 '선덕여왕'이 엉뚱한(?) 논란거리를 내놓은 게 있습니다. '유신랑'의 발음이 뭐냐, 이거지요. 한 쪽에서는 [유실랑]이다, 다른쪽에서는 [유신낭]이다 주장하네요. 답은?

  표준발음법 5장 20항에 보기로 든 발음을 살펴보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의견 란[의:견난]
- 생산 량[생산냥]
- 결단 력[결딴녁]
- 횡단 로[횡단노]
- 입원 료[이?畇?]

  '선덕여왕'에 나오는 '유신 랑'은 '(김)유신+랑(郞)'이라 봐야겠지요. 그렇다면 위에 보기들 처럼 '유신 랑[유신낭]'으로 발음하는 게 맞습니다. [유실랑]은? '유+신랑'의 조합으로 봐야겠군요. '유씨 성의 신랑'쯤 될까요? 나경은 아나운서의 부군이 (억지이긴 합니다만) '유 신랑'일 수 있겠네요. 

덧붙임 : 제 큰 녀석은 한때 '신라면'을 [실라면]으로 발음하곤 했습니다. 이렇게 발음하면 '신라+면'이 되네요. '신라(왕국)에서 만든(먹은) 면'의 뜻이 됩니다. 신라면은 '신+라면'이어서 [신나면]이라 발음하는 게 자연스럽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