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불났다? 2009.08.28   요즘 우리나라 남서해안에 해파리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지요. 이를 두고 '해파리 기승인데 수입 왜?'란 기사가 한 일간지에 실렸습니다. 부산발 기사, 재밌더군요. '해파리 냉채'의 재료이기도 한 해파리는 수입해 쓴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사의 대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 남서해안에 널려있는 '노무라입깃 해파리'는 식용 해파리와는 다르다. 올 들어 수입된 식용 해파리는 3885톤. 수입 해파리는 중국,태국,인토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 등지에서 들여온다. 식용 해파리는 근구해파리류로 몸통이 크고 독성이 없어 먹을 수 있다. 우리 어장을 초토화시키고 있는 노무라입깃 해파리는 근구해파리목에 속해 식용으로 가능하긴하다. 하지만 독성이 있는데다 비린내가 나고 맛이 없어 거의 먹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식탁에 오른다고 한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남해안에 많은 해파리는 식용으로 가공하려해도 경제성이 없어 수입하고 있다'며 '의약품과 기능성 음료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8월 27일>   우리가 먹는 해파리가 '그 해파리'가 아니었군요. 신문에 실린 '노무라입깃 해파리'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쯤에서 불현듯 궁금한 게 생겼습니다. 만화영화 '니모를 찾아서'에 등장하는 해파리는? 길 잃은 니모가 '아빠 찾아 삼만리'하며 험한 바닷속 모험할 때 '독침 쏘는' 해파리 말입니다. 네, 그 해파리는 이렇게 생겼네요.   가운데 붉은 빛에 세로 줄 무늬가 주인공인 니모, 파란색 고기는 '중증 건망증'에 걸린 친구입니다. 건망증 심한 친구 이름은 도라 네요. 아무튼, 이 영화에 나오는 해파리도 독성이 있어서 '해파리 숲'을 지나면서 주인공들은 무척 고생하기도 합니다.    이제 '바다에 불났다'는 사연을 짚어보지요. 신문 기사 요약문에 밑줄 친 '초토화'의 쓰임은 바르지 않은 겁니다. 초토화(焦土化)는 '불에 타서 검게 그을린 땅이 되다'입니다. 초(焦)는 (불에탈)초, 그슬릴 초입니다. 산불 난 뒤에 검게 탄 산등성이나 포화 속에 불타 버린 전장 따위를 이를 때 쓰는 표현이 '초토화'인 거지요. 낱말의 제 뜻도 모르고 '해파리로 초토화된 어장'이라한 기자는 무심한 걸까요, 무식한 걸까요... 덧붙임 : 해파리는 영어로 젤리피시(jellyfish)라 합니다. 젤리의 야들야들 부들부들한 질감을 담아 붙인 이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