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짜리 종이돈 2009.06.26   5만원짜리 지폐가 나왔다. 지폐 = 종이돈이다. 지전이라도고 한다. '지폐는 일본에서 들어온 한자말이니 지전이라 하자'는 소리가 제법 높았던 적이 있다. 오래된 문헌을 보면 지전(紙錢)을 쓴 표현이 제법있다.    개동이는 손에 쥐어 준 지전을 얼추 셈하여 보았다.≪문순태, 타오르는 강≫(표준국어대사전)   문순태의 <타오르는 강>은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국권침탈기'를 다룬 대하소설이다. 작가는 일제에 묻어 들어온 '지폐'와 차별화하기 위해 일부러 '지전'을 썼을지 모른다. '일본에서 들어온 한자어이니 쓰지 말자'는 말에 머리 주억거릴 일은 아니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원래 우리 한자어를 살려쓸 수있으면 좋긴하겠지만, 일본투 한자어를 솎아내면 정작 우리가 쓸 낱말은 얼마 되지 않는다. 자연, 연애, 사회 따위도 nature, love, society를 일본학자들이 한자어로 바꾼 것임을 안다면 더욱 그렇다.      그건, 그렇고, 다시 '오만원 짜리 종이돈' 얘기로 돌아가자. 위조를 막기 위해 넣은 은선의 위치가 제각각이고 삽입된 부분이 벌어진다는 지적 등이 벌써 나오고 있다. 돈을 만든 한국은행은 '원래 그런 것'이라 하니 문제 삼을 일은 아닌 거 같다. 새로 나온 오만원 짜리 종이돈에 들어간 그림을 두고도 말이 많기는 했다.    앞면(사람 얼굴 있는 곳이 앞면이란다)에는 신사임당 영정과 '묵포도도'와 '초충도수병' 가운데 가지 그림이 들어가 있다. 또 바탕그림으로는 '난초무늬와 기하학 무늬'를 사용했으며, 오른쪽에 고구려 고분벽화 무늬'를 사용했다. 바탕그림으로는 '바람무늬'를 사용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하고 있다. 뒷면에는 '월매도'와 '풍죽도'가 그려져있다. '월매도'는 세로로 뉘어놓았다.   어렵다. 5만원짜리 돈을 눈 앞에 놓고 여기저기 뜯어보아도 어떤 게 뭔 그림인지 잘 모르겠는 얘기. 그래서, 한자어를 풀어서 설명하려한다.    묵포도도 : 먹(墨)으로 그린 포도(葡萄) 그림. 墨(먹 묵) - 葡(포도 포, 萄포도나무 도) - 圖.   초충도수병 : 풀(草)과 벌레(蟲)(가 있는 풍경을) 자수(繡)로 새긴 병풍(의 일부).                   草(풀 초)蟲(벌레 충) - 圖(그림 도) - 繡(수 수) - 屛(병풍 병).   월매도 : 보름달(月) 아래 매화(梅)나무가 있는 그림(圖). 月 - 梅 - 圖.   풍죽도 : 바람(風)에 휘날리는 대나무(竹) 그림. 風 - 竹 - 圖.    그래도, 어렵다? 맞다,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 문화재 이름이 무슨 뜻인지 쉽게(?) 아는 방법이 있다. 한자로 꿰어 맞추는 것이다. 몇가지 보기를 보면 '아주 쉽죠 잉~'할 수 있을 거다.   이 사진은 '백자청화포도문호'이다.  '백자'이긴 한데, '청화(靑華)'로 '포도' '문양'을 그린 '항아리(壺, 항아리 호)'로 풀면 쉽다.   우리 국보 83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다. '금동'으로 만든 '미륵보살'이 '반가부좌'하며 '사유'하는 조각이다. 이 또한 한자 뜻풀이로 짜맞추면 어떤 문화재인지 알 수 있다.   위 사진은 일본의 '국보1호'인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다. 나무로 만들었다. 백제때 만든 우리 '반가사유상'과 쌍둥이 같다. 문화재 이름, 조금만 알면 전문가 도움 없이도 뭐가 뭔지 알기 쉽다. 한자를 제법 알아야 한다는 게 걸림돌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