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퇴근길. '파업전야'를 앞둔 문화방송을 나와 모처럼 프돌이를 타고 돌아오는 길. 익숙한 95.9메가 헤르츠, 문화방송 라디오를
들었다. '김성수의 뉴스포커스'를 진행하는 앵커의 닫는말이 귀에 들어온다. '성탄 이브....'라 한다. 그렇군, 싶었다. 이어지는 '이외수의
언중유쾌'에서 이외수도 한마디 한다. '크리스마스 전야....' 또, 그렇군, 싶었다.
이브, eve는 영어로 '전날밤,
전야'를 이르는 말이다. 성탄 전야 = 크리스마스 이브. 성탄 이브 - 크리스마스 전야. 둘 다 좋다. 한국어와 외국어가 '크로스'로 엮여도
좋은 날, 좋은 밤. 성탄 전야가 깊어간다.
딸아이는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잠이 들었다. (잠들기 전에 아빠가 집에 있는
날이 거의 없기에)잠자리에 들때면 잊지않고 내게 하는 얘기 '아빠, 책읽어 줘'. 그 한마디에 동화책 한 대목 읽어주었다. 잠자리 맡에 놓인
카드를 보고 집어드니 '산타 할아버지 드리는 거'라며 쑥스러운 듯 낚아챈다. 그 옆에 상자엔 막대사탕 4개가 들었고.... 여태(?) 산타
할아버지의 실존을 확신하는 딸이 오히려 대견스럽다.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은 (누구보다 동생을 잘 아는) 오빠가 고른 것.
잠자리를 봐주고 나와 인터넷 세상 누비다가 이런 글을 읽었다.
http://blog.hani.co.kr/oscar/19203
“으응~ 그래. 산타 할아버지에요~ 우리 막내 울면 안
되지요~”
나는 목소리를 바꿔 산타 할아버지가 돼서 막내를 달랬다.
그리고 형들을 차례차례 바꿔 정리를 해줬다. 싸우지 말 것, 양보할 것, 그리고 선물은 충분하다는 것 등등… 평화는 금방 왔다. 산타의 힘은
대단했다.
이런 대목이 나오고, 나도 공감하는 이런 얘기도 들어있는 글.
‘산타 아카데미’라는 이름의 그 회사에서 답을 준비하라고 했던 FAQ에는
“산타 할아버지는 어디 살아요?”라는 질문도 있었다. 내가 준비했던 답은 다음과 같다.
“산타 할아버지는 밤하늘에 제일 반짝이는 별에 살아요. 그 별의 이름은
‘마음’이지. 어린이 여러분들의 마음과 또~옥같이 생긴 그 ‘마음’이란다.”
위 글이 아니어도, 나는 산타
할아버지가 있다고 믿으며 살고 있다. 진짜 그렇다. 어쨌거나, 현직 기자인 그가 쓴 글, 여러분도 한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참, 제목에 나온 '엑스 마스'는 X-mas를 한글로 옮겨 적은 것이다. 쓰기는 그렇게 쓰지만 읽을 때는 '크리스-마스'라 한다.
X는 영어의 철자인 X 가 아니고 그리스 문자의 28번째에 나오는 철자로 '크리스트' 라는 소리가 난단다. 그 소리가 Christ 와
같아서 크리스마스를 X-mas 로 표기한다는 것. 빠뜨릴 뻔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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