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멜라민 파동'이 이어지고 있다. 멜라민은 어떻게 생긴 걸까. 멜라민으로 만든 그릇, 멜라민 가루는 볼 수 있지만 그게 멜라민 그 자체는 아니니 맨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 대신 화학식으로라도 한번 보자.

멜라민 수지로 만든 '양수(兩手,두손잡이) 컵'. 손잡이가 두개인 젖먹이용 컵이다. 애들이 쓰는 식기를 멜라민으로?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다. 섭씨 300도쯤 되어야 멜라민이 녹아 나온다니 말이다. 

  중국에서 닥쳐온 '멜라민 파동'은 중국산 먹을거리 전반에 걸쳐 불신을 낳고 또 낳았다. 이와 관련해  지난 토요일(9월 29일) 한 일간지에 기획 시리즈로 실린 기사 몇 대목을 전재한다. 번호는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내가 멋대로 붙인 것.

  1) 닭꼬치는 중국에서 양념을 발라 대나무 꼬치에 끼워져 반가공 상태에서 국내로 수입되고 있다.
  2) 중국산 닭꼬치-떡볶이는 국산에 비해 2~4배(도매가격 기준)싸다.
  3) 닭고기 유통업체인 하림 관계자는 "국산 닭으로 닭꼬치를 만들어서는 도저히 가격 경쟁력이 없어 고치 제품은 만들기 않는다"고 말했다.
  4) 영등포 시장에서 떡볶이용 떡을 도매를 하고 있는 김모(45)씨는 "학생들 대상으로 하면 싸게 팔아야 하기 때문에 학교 앞 분식점에서 '국산 떡볶이'라고 말하면 99%가 거짓말일 것"이라고 말했다.
  5) 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찐쌀을 들여와서 국내 공장에서 떡을 뽑아 도매상에 공급한다"며 "중국산이기는 하지만 국산과 맛 차이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6) 떡볶이용 떡 1.8kg의 도매 가격은 2500원. 국산 쌀로 만들면 가격이 대개 1만원이 넘는다. 이 관계자는 "가격 차이가 4배가 나는데 어떻게 중국산을 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제 하나씩 되짚어 볼 순서.
먼저 1번이다. '중국산 소독저를 1급수에 넣었더니 쉬리는 1시간만에 죽고 각시붕어도 11시간 반만에 죽었다'할 만큼 엉망으로 만든다니 중국양념으로 만든 꼬치,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3번 얘기. 국산 닭과 양념으로 꼬치 만드는 건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불가능'하단다. '원산지 표시'만 제대로 되면 비싸도 먹는 사람 있을텐데 뭐 하나 제대로 믿을 수 없는 세상이니 누구를 탓해야 할까.
4번은 떡볶이 얘기다. 학교앞에서 파는 떡볶이 떡은 몽땅 중국산, 이런 얘기. 왜 그런가 했더니만, 그 까닭은 5번이 밝혀준다. 중국 찐쌀로 뽑아낸 떡은 국산과 맛 차이가 '별로 없'기에 그렇다. 맨 떡도 아니고 맵고 짠 양념범벅이니 맛 차이를 안다는 건 불가능 할 거다. 그럼, 왜 중국산을 쓰는가? 6번에 답이 있다. 값차이가 4배!

  중국산 소독저(나무젓가락)의 제조과정이 알려진 뒤 일본은 '중국산 나무젓가락 수입 전면 금지'했단다. 우리 정부는 그저 수수방관하는 게 아니길 바란다. 뭔가 대책을 (앞으로도 계속) 세우는 중이겠지.

  2번 얘기를 안 했다. '우리말 일기'에 씹을거리를 제공한 한 줄이다.
'국산에 비해 2~4배(도매가격 기준)싸다'는 '...1/2~1/4 값이다'해야 맞다. 우리말다운 표현을 하려면 '중국산 닭꼬치는 국산의 1/4(반의반)에서 반값 수준이다'쯤 되어야 한다. '배'는 수나 양이 많을 때 쓰는 표현. 4번의 '떡을 도매를 하고 있는'도 손질하는 게 좋겠다. '떡 도매를 하고 있는'이나 '떡을 도매하고 있는'이 깔끔한 표현. 이 정도는 취재기자나 교열기자의 눈감아 줄 수 있는 실수라 여긴다. 

  '경제논리'앞세워 마구잡이로 수입 허가하고 제조-유통업체 탈 날까봐 모른체 눈감는 일 제발 없었으면 좋겠다. 정부에 바라는 국민의 한사람으로 하는 얘기다.  

  아, 그건 그렇고, 우유에 멜라민을 타는 이유는?
우유의 양을 늘리기 위해 물을 섞는 중국 낙농가가 많기 때문이란다. 이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세운 대책이 우유의 단백질 양을 검사하는 거였고, 검사를 통과하기 위한 속임수로 멜라민을 넣었다는 거다. 우유의 질소함량을 검사(단백질이 많으면 질소함량 증가)할 때 물 탄 우유에 멜라민을 넣으면 질소함량이 높아져 통과할 수 있다는 '화학 상식'이 악용된 셈이다. 참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