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산천은 의구하건만 민심은 그렇지 아니한 게 맞긴 하겠지요. 작은 블로그, '강재형의 누리사랑방'도 기껏해야 몇년되지 않았건만 분위기도 참 많이 바뀌곤 한 듯 합니다. 한마디로 우리 사는 세상은 '의아한 세계'인 모양입니다.


  


   엠비시 아나운서 누리집 '언어운사'에 오른 작품입니다. 제 뜻과 무관한 포스터입니다. 웹마스터가 '뽀샵질'하는 걸 보긴 한 거 같은데 이런 '명작'이 나올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이 포스터를 분석해볼까요?

  포스터(앞으로는 '영화'라 하겠습니다. 영화포스터 패러디니까) 속 주인공 강재형은 방송에 몸담고 사는 가장이다. 그의 꿈은 '으아한 세계'인 모양이다(?). 으아?

으아
젖먹이가 크게 우는 소리.
으아 하고 소리를 내어 우는 아이.
감탄하여 외치는 소리.
으아!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표준국어대사전>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 젖먹이가 크게 우는 소리, 이 거는 아니겠지요. '호랑나비' 김흥국 님이 데뷔때부터 줄곧 외치는 감탄사, '으아~'? 명색이 방송쟁이로 살아가면서도 한손엔 각목, 또 한손엔 케이크 상자를 들고 야릇한 웃음 흘리는 주인공. 그 상자 안에 케이크가 있을 거 같지는 않군요. 피 뚝뚝 듣는 미국산 쇠고기, 아니면 양초 꾸러미일지도 모르지요. 이번 '결제만 끝내면 퇴근!'이란 대목도 눈에 띕니다. 아, 아마도 주인공은 방송쟁이 노릇하면서 '넘버2' 행세도 하는가 봅니다. 근데 '결제'?
 
결제¹(決濟)[-쩨]
  일을 처리하여 끝을 냄. 
  증권 또는 대금을 주고받아 매매 당사자 사이의 거래 관계를 끝맺는 일. 
   결제 자금/어음의 결제. 
 결재¹(決裁)[-째]
  결정할 권한이 있는 상관이 부하가 제출한 안건을 검토하여 허가하거나 승인함.
  ‘재가(裁可)’로 순화.  
   결재 서류/결재가 나다/결재를 받다/결재를 올리다. 
                                              <표준국어대사전>

   '결제'와 '결재'는 쓰임이 다르지요. 우두머리로서 서류에 도장 찍는 건 결재, 밥 먹고 술 마시고 물건 산 뒤 '카드 긁는 행위'가 결제입니다.

   이제 마무리하지요. 
'뽀샵질'한 이 작품의 제목은 '의아한 세계'가 어떨까요. '몸통'은 엄연히 따로 있는데 '깃털'만 손질하는 정부. 본질을 두고 변죽만 울리는 일부 언론, 그리고  '맞불 집회'로 노익장 과시하는 이른바 보수단체도 한몫하는 요즘 세상에 어울리는 듯 합니다. 배경으로 깔린 각목 든 이들은 검은색 '가다마이'를 즐겨 입는지, 그것도 의아하긴 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