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 회의가 있었습니다. 거기 다녀왔지요. 긴 이름의 위원회 얘기는 언젠가 한 적이 있는 거 같네요.
위원장은 국립국어원장. 회의를 시작하며 위원장이 밝힌 소회 몇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표준국어대사전 편찬 작업, 올해는
마무리하려 한다. 한국인 뿐 아니라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에게도 유용할 것이다. - '세종학당'은 잘 되고 있다.
- 어문규범이 절대적 존재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외래어심의위원회의 위상과 운영방안을 발전적으로 개편하는 방안도 논의하려
한다. (외래어와 외국어를 분리해 고려할 필요있다. '오륀지'나 '프렌들리'가 떠도는 게 현실이다. 국어의 순도를 높이기 위하는
쪽으로 가닥 잡아야 한다) - 베이징 올림픽 관련 용어(인명,지명,경기용어,기타) 서둘러 심의 결정하겠다. 위
내용은 제가 메모한 것일 뿐, 위원회나 국어원의 공식발표는 아니니 새겨두지 않으셔도 됩니다. 국어학자나 관련 정책입안자가 예전과 달리(?) 열린
생각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밝혀드립니다.
어쨌든, 오늘 회의에서 나온 '토씨만 빼곤 외국어일색'이란 우려를 듣고 '흰자질'이
떠올랐습니다. 예전엔 흰자질이란 말을 썼는데 앞으로는 '프로테인'만 남을지 모른다는 데 생각이 미쳤기 때문입니다.

흰자질은 단백질입니다. 제가 어릴적 읽은 책에는 흰자질이라고 나온 성분이 언제부터인지 흔적을 감추고 말았습니다. 그 자리를 단백질이
차지했지요. 단백(蛋白)은 '흰자'를 이르는 한자어입니다. 토박이말 '흰자'가 한자어로
바뀐거지요. 요즘처럼 말글살이가 바뀌어가면 언젠가 단백질도 영어 '프로틴(protein)'에게 자리를 빼앗길지 모릅니다. 흰자질에서
단백질, 그리고 프로틴으로.... 설마, 그러지 않겠지요. 설마가 사람잡는다는 얘기가 있긴하지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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