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는 지났지만 2008.02.22   어제도 이사, 오늘도 이삽니다. 어제는 제가 사는 집을 옮겼고, 오늘은 회삿짐 옮깁니다. 신상변화가 있어 그런 거는 아닙니다. 사무집기 재배치, 자리 이동일 뿐이지요. 대대적인(?) 책상,사물 정리에 앞서 몇 줄 남깁니다. 아, 제 책상이요. 어떤 형국인지 아는 이는 알고 있습니다.   이번 '일기'는 '혹한기'와 관련된 겁니다. 오늘 낮의 바람엔 비가 묻어있더군요. 오후 늦게 비가 내릴지 모른답니다. 그래도 '비 냄새'보다는 봄 냄새에 가까웠습니다. 네, 봄이 머지 않았네요. 이럴 즈음에 '혹한기' 얘기를 하겠다니, 늦어도 한참 늦은, 뒷북입니다.   지난 1월 제가 살던 - 이제는 '살던'이 되었습니다 -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게시된 알림문을 보았습니다.   혹한기 추위로 계량기 및 수도 동파가 우려되오니 계량기함에 헌옷가지로 보온조치하여 주시고 세탁기 사용후에는 수도꼭지를 잠근 후 호수에 있는 물을 퇴수 조치하여 주시기 바라며 베란다 창문을 꼭 닫아 외부 찬공기 유입을 차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복도식 동에서는 온,냉수 계량기가 동파되지 않토록 아주 추운날에는 물을 조금씩 흘려 동파를 예방 하여 주십시오. 2008. 1. 14. ** 아파트관리사무소장   이처럼 긴 안내문이 딱 두 문장입니다. 글이나 말이나 문장은 짧을 수록 좋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단숨에 읽기에는 숨 넘어가지요, 긴 문장은. 한참을 읽다보면 주어가 뭔지 까먹습니다, 긴 문장은. 문장이 긴 것도 문제지만 공문서, 아니 군사작전문을 떠올리게 하는 낯섦도 꼬집을만 합니다. '퇴수 조치'는 '물을 빼다'로 '찬공기 유입을 차단'은 '찬바람을 막다'로 하면 좋겠네요. '혹한기'도 군사용어라네요. 하긴, 저도 '혹한기 훈련'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말과 글은, 더욱이 '안내문'은 전달이 제1목적입니다. 일부러 알리지 않기 위함이 아니라면, 이제 '알림문'은 쉽게 썼으면 좋겠습니다. 한글 깨친 어린이부터 더듬거리며 글 읽으시는 연세 많은 어르신이 보는 아파트 공고문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덧붙임 : 저는 내일(토)이른 아침에 출장 떠납니다. 3월에 돌아와 뵙지요. 고르지 못한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