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띠동갑'인 후배들이 찾아왔습니다. 장차 방송기자가 되고싶은 이들이지요. 이것저것 궁금한 것도 많고 아나운서에 대해 알고 싶은
것도 많은 이들이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배 터지겠다'할만큼 잘 먹여 보냈습니다. 별 거 아닌 저녁 대접에 포만감을 드러내며 흡족해해주는
후배들이 고맙더군요.
저녁은 색다른 삼겹살로 때웠습니다. 곁들이로 선지우거지국이 나왔지요. 몇 숟갈 뜨던 후배 하나는 선지를
처음 먹는다했습니다. '과년한 처자'의 첫 경험. 선지를 맛 본 거지요. 그리고 하는 말이 걸작입니다.
'선지는
푸딩같다'
이 거, 제 나이에는 결코 떠올릴 수 없는 비윱니다. 푸딩도 먹어봤고 선지는 나어릴때부터 즐기며 살았지만 푸딩과
선지를 '동일선상'에 놓을 감각은 없으니까요. 놀랍지 않습니까, 선지는 푸딩같다....
그 표현을 들으면서 직유법을
떠올렸습니다. 네, 비유법의 하나인 직유법. '단풍잎은 슬픈 가을같다','사랑처럼 슬픈 얼굴','미역국은 비단같다' 이런 거지요.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라치면, 기왕이면 반듯하고 멋드러진 그릇인 게 좋지요. 내 느낌과 생각을 드러내고, 상대에게 전할 거라면 적절한 비유를 드는 것도
'폼 나는'그릇이니 또한 좋은 겁니다. 날마다 하지 않고 지날 수 없는 말. 기왕이면 맛깔스럽게 하는 게 좋겠지요. 내일부터, 아니 지금부터
'표현 다듬기'를 버릇삼아 지내시길 바랍니다.
선지는 푸딩같다.... 근데, 선지는 푸딩치고는 질감이 좀 팍팍한 편인
듯 한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요?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