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풀-단 호박-at once 2007.06.14   이번주 'PD저널'에 KBS의 '단박 인터뷰' 리뷰기사가 실렸다. 꼼꼼히 잘 뜯어보며 칭찬도 하고 꼬집기도 하고 시청자의 바람도 짚어본 기사. 기사 일부는 이렇다.   '단박'이란 순수 한글로 즉시(at once),직접적으로(directly), 솔직하게(outright),현장에서(on the spot),지체없이(without delay)란 뜻을 갖고 있다<PD저널, 20070613 >   재밌는 '비유'이다. 토박이말 '단박'의 사전류 뜻풀이를 적고 (친절하게?) 영어로도 옮겨놓았다. 영어로 설명해야 뜻이 잘 전달된다? 우리 언어 현실의 단면이 드러내는 문장이다. 언제부터인가 일상에선 흔히 쓰지 않는 낱말이 된 '단박'의 뜻을 새기기 위한 기자의 고민이 엿보이기도 한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기자의 성향만으로 웃고 넘길 수는 없는 일이란 얘기. 아, '순수 한글'이란 표현은 '토박이말'이나 '고유어'로 해야 맞다. 한글은 '문자'일 뿐이니까.    재밌는 '현상'이 또 있다. '단박'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뜻풀이는 딱 한 줄. '그 자리에서 바로'일 뿐이다. '동음이의어'는 모두 세개. 표준국어대사전의 풀이를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단박 : 주로 ‘단박에’ 꼴로 쓰여, 그 자리에서 바로.                비단풀과의 해초(海草).                맛이 단 박.                                                                         바다풀(해초)과 달콤한 맛이 나는 박,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바로'란 뜻. 그렇다면, 그 많은 뜻풀이를 생각해낸 기자는 영어박사? 그건 아닌 거 같다.     단박 at once;immediately;promptly;instantly;directly;outright;on the spot;in another instant;without delay;right away < 네이버 영어사전 >   토박이말을 영어사전 뜻풀이 번역으로 갈음한 기자의 재기가 놀랍다. '영어사전만도 못한 뜻풀이'로 채워진 '표준국어대사전'의 무심함은 더 놀랍다. 끝. 덧붙임 : 비단풀과의 해초, 단박. 학명은 Ceramium boydenii. 이 바다풀의 생김은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