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4편에 담긴 '꿈'이야기 2007.03.10 모처럼의 휴가. 신변정리하라는 뜻일 겁니다. 앞일 뒷일 정리하며 며칠을 집에서 뒹굴었습니다. 처음 며칠은 밤새 잠들지 못했습니다. 새벽 다섯시에도 잤고 여섯시에야 잠자리에 들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내 '순한 양'이 되어 밤 열시면 눈꺼풀이 무거워지기도 했습니다. 하루 열일곱 시간을 잔 적도 있습니다. 한솥밥 먹는 이는 내게 측은한 눈길을 주는 듯도 했습니다. '극장 옆 아파트'에 살기를 잘했다 싶었습니다. 영화 보는 일을 잊고 살았던 듯, 어느날 영화를 보고 싶었습니다. 모자 질끈 눌러쓰고 극장엘 갔습니다. 하루에 한 편, 어떤 날은 두편도 보았습니다. 그렇게 네 편을 보았지요. 미국 영화 두 편, 유럽 영화 한편, 일본 영화 한편. 괜찮은 영화, 이런 얘길 듣는 것만 골라서 본 셈입니다. 아니, 어찌하다 보니 그리 되었습니다. 극장엘 가서 기다리지 않고 볼 영화 본 것 뿐이니까요. '행복을 찾아서','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일루셔니스트' 그리고 '훌라 걸스'. 이 영화 얘기, 짧게 하려합니다. 억지스럽게 꿰어 맞추자면, 내가 본 영화 네편은 모두 '꿈을 찾아서'가 주제일지 모릅니다. 돈이 없어 마누라 도망가고, 아들 손잡고 눈물 겹게 지내다가 '돈 많이 버는 꿈'을 이룬 미국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아쉽기 했지만, 참 '미국스러운'영화라 여기며 그냥 덮었습니다. 영화 제목 '행복을 찾아서(The Pursuit of Happiness)'도 미국 독립선언문에 나온 거더군요. '토머스 제퍼슨이 말했다, 행복은 추구하는 것...'이라고 주인공이 독백하는 걸 보고 알았습니다. 영화 '행복 추구'에 별 세개쯤 붙여봅니다. '12명 중에 1등'한 걸 자신있게 내세우는 주인공의 당당함에 인심 썼습니다. '한물간' 남자 가수가 어찌어찌하여 당대 최고 가수의 작곡을 맡으면서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줄거리. 사랑에 빠뜨린 여인은 '당대 최고 가수'가 아니라 소설가가 '꿈'이었던 평범한 아가씨. 그 여자가 작사하고 그 남자가 작곡한 곡, 좋습니다. '댄스곡'아니기에 더 좋습니다. 남자를 떠나기로 한 여인이 남자의 노래를 듣고 발길 돌려 무대 뒤에서 키스하는 장면. 공연장 대형화면에 고스란히 '중계'됩니다. 환호하는 관객들.... 이 또한 '미국스러운' 대목입니다. 빙그레 웃으며 볼 장면이긴한데, 왠지 뭉클함은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여인은 '작가'로서 꿈을 이루고 감동적인 사랑의 순간도 맛보며 마무리 합니다. 청춘남녀, '여친-남친'이 함께 보면 괜찮을 듯 합니다. '여친'이 더 좋아하겠네요. 휴~ 그랜트, 멋지잖아요. '이티 E.T' 꼬맹이 아가씨도 여전히 귀엽습니다. 이 아가씨, 한때 마약에 빠졌던 이 맞나요? 전형적인 미국의 로맨틱 코미디쯤 될 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은 별 세개 반쯤? 너무 박하다는 생각도 없지 않습니다. 앞서 돌아본 영화볼 때 '예고편'으로 접한 영화. 자료는 따로 찾지 않았습니다. 영화 제작사가 낯섭니다. 배경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영화 끝난 뒤 흐르는 자막보니 유럽 어느나라 였는데, 동유럽으로 기억되는데, 정확한 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일루셔니스트'에 홀린 모양입니다. 어렸을 때 동네에서 만난 '남친'과 '여친'은 신분의 차이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싹 틔웁니다. 남자는 사랑을 잃고 마을을 떠나 환상의 마술사로 '금의환향'합니다. 여인은 황태자의 약혼녀가 되어 있네요. 사뭇 진부한 설정이지만 '일루셔니스트'의 세계는 '일루전'을 보는 듯 이리 꼬이고 저리 꼬입니다. 막판 '반전'이 통쾌(?)하기도 하지만 무릎을 탁 칠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예측 가능했다, 이렇게 말하면 김새게 하는 걸까요. 볼만한 영화입니다. 별 네개쯤 달아줘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영화 보기 놀이'의 마지막 놀잇감도 '시간 맞아서'본 겁니다. 기대 안 한거는 아니지만 기대를 넘어서리라 짐작하지 않았던 영화. 느낌부터 말하면 '기대이상'이었습니다. 앞에 세편에서 아쉬웠던 '2%부족함'을 메워주었으니까요. 일본 영화, 재일동포 감독(이상일, 일본식 이름이 아니네요)이 만든 영화, 나 태어날 무렵 일본 탄광촌이 배경인 영화, 석탄 캐 먹지 않는 삶을 '꿈'꾸는 이들의 영화. 예상치 않았던 곳에서 감동을 안겨줍니다. 제게만 그런 줄 알았더니 영화 본 다른이들도 그러더군요. '죽은 시인의 사회'의 '캡틴'이 생각납니다. '꽃피는 봄이 오면'의 음악 선생님도 떠오르는군요. '빌리 엘리어트'의 '춤추고 싶어 환장한' 소년의 기억도 지울 수 없습니다. 어른을 일깨우는 아이들의 '어른스러움'도 군데군데에서 묻어납니다. '어두운 곳에서 하루종일 있는 것이 일인 줄 알았는데, 웃으며 춤추는 것도 일이였어. 저 애들이라면 웃으면서 일하는 시대를 열지도 몰라....' '벌거벗고 춤추는' 걸 못마땅하게 여겨 딸 내쫓았던 엄마의 말이 가슴을 울립니다. 별 네개 반. '드림 걸즈'는 보지 않았지만, '훌라걸스'와 견주기 어려울 거 같네요. 아, '옥에 티'가 눈에 띄었습니다. '훌라 걸'들이 무용 선생님에게 춤으로 메시지 보내는 장면에 나오는 기차는 '기차'가 아니었습니다. 디젤기관차도 아니네요. 자동문 달린 전동차였습니다. 쇼와(昭和) 40년, 서기 1963년 일본 탄광촌에 전동차가? 마무리. 이번 주말 영화를 봐야한다, 한편만 추천해 볼래? 누군가 이렇게 물으면, '훌라걸스'보시지. 이럴 겁니다. 그게 내키지 않으면 (취향에 따라) '..작사, ...작곡' 보시고, '일루셔니트'도 독특한 느낌 있으니 괜찮을 거 같네. 시간 많거나 내 '관람후기' 미덥지 않으면 '행복을 찾아서'를 보면 될거유~ 끝으로 '강재형스러운' 트집 잡기 몇가지. 영화의 못마땅한 제목을 꼬집으려는 겁니다. '행복을 찾아서'는 '행복 추구'나 '행복 좇음'으로 했으면 많이 이상할 뻔 했습니다. 직역하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도 원제목보다 낫습니다. 'Music and Lyrics(음악과 가사)'보다 정겹게, 귀엽게 다가오니까요. '일루셔니스트'와 '훌라걸스'는 외래어표기법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습니다. 2005년에 나온 영화 '일루전 Illusion'이나 요즘 상영하는 영화 '드림걸즈 Dream Girls'랑 비교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일루저니스트', '훌라걸즈'해야 맞습니다. 일본 영화 '훌라 걸즈 Hula Girls フラガ-ル'를 일본어 표기법대로 쓰면 '후라 가루'가 되네요. '훌라춤을 추는 소녀(들)'를 일본에선 그렇게 부르네요. 후라 가~루.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