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미국과 '적국 되기 경쟁' 치열? |
2007.02.27 |
 |
|
긴 말이 필요없다. 외신을 옮긴 다음 기사를 보자.
미국인들의 적국은 이란. 이라크. 북한 순으로 나타났다고 A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6~9일 미국인 1002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31%가 이란을 미국의 최대 적국으로 꼽았다. 이어 22%가 이라크를 지목했다. 또 15%가 북한을 적국으로 지목해 3위를 기록했다. 북한은 조사 대상자 중 우호적 반응이 10%, 비우호적 반응이 81%를 나타냈다. 1년 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중 22%가 이라크를 최대 적국으로 지목했다. 당시 이란은 14%를 차지해 2위를 차지했다. 이란은 1년 사이에 이라크를 제치고 미국인들의 최대 적국으로 떠올랐다....(후략)
[워싱턴=연합뉴스]
엊그제 휴일근무를 하면서 라디오 뉴스를 했다. '연통'으로 받은 기사를 국제부 기자가 정리한 거였다. '미국인이 꼽은 적국' 보도를 하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다. 오늘 아침 신문에도 같은 기사가 실렸다. 일부 인간지에 박혀 나온 기사도 연합뉴스의 그것을 베끼다시피 전재했다. 위 기사를 읽은 여러분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가.
'미국인이 꼽은 적국'의 기사 가치는 다루지 말자. 취재하서 기사쓰고 편집하는 일은 각 언론사의 고유권한이니까. 대신 위'사실'을 다룬 기자의 '시선'을 따르자. 이라크와 이란, 북한은 '미국의 적국이 되기 위해 안달하는 '나라로 보는 그 '시선'이 문제다.
(전략)... 당시 이란은 14%를 차지해 2위를 차지했다. 이란은 1년 사이에 이라크를 제치고 미국인들의 최대 적국으로 떠올랐다....(후략)
--> ...당시 이란은 14%로 2위였다. (2위였지만,) 1년 사이에 이라크와 자리를 바꿔(순위가 바뀌어).... 최대적국으로 꼽혔다.(지목되었다)....
이렇게 다듬어야 그나마 객관적, 중립적 표현이 된다. '미국동조현상'으로 객관성을 잃는다해도 위 기사는 우리말 뜻, 어감과 동떨어져 있다. 차지하다, 제치다, 떠올랐다는 말은 모두 긍정적, 주체적일때 쓰는 말이다.
<차지하다>
농토를 차지하다/정권을 차지하다/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다/며느리가 안방을 차지했다./사기꾼은 이익을 혼자 차지하고 외국으로 달아났다./삼국은 한강 유역을 차지하기 위해 오랜 시간 싸워야 했다./각고의 노력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제치다>
1. 거치적거리지 않게 처리하다.
그 선수는 골키퍼를 제치고 골을 넣었다./여러 장을 제치고 나서 영숙이는 소리판 한 장을 들고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따. <주요섭, 아네모네의 마담>
2. 일정한 나를 제쳐 두고 너희들끼리 놀러 갈 수 있니?
어떻게 나를 제쳐 두고 너희들끼리 놀러 갈 수 있니?
3. 경쟁 상대보다 우위에 서다.
마라톤에서 우리 선수가 선두를 제치고 맨 앞으로 나섰다./ 우리편이 상대편을 가볍게 제치고 3연승을 올렸다.
<떠오르다>
([..으로]의 꼴로) 관심의 대상이 되어 나타나다.
팀의 에이스로 떠오르다/신출귀몰한 탈주범에 대한 이야기가 장안의 화젯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상, 표준국어대사전>
'바르고 공정한 보도'는 열린 마음으로 취재할 때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외신을 다루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그나저나 주적(主敵)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나라'가 세상에 있기는 한가 모르겠다.
덧붙임 : '연통'은 연합뉴스를 언론매체에 있는 사람들이 이르는 말이다. 연합뉴스의 예전이름 연합통신을 줄여 지금도 '연통'이라 한다. 서양의 주요통신사의 뉴스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연합뉴스의 외신기사 출고는 지금보다 신중해야 한다. 특정 방송, 신문이 아닌 우리나라 거의 모든 매체에 '원천뉴스'를 대주는 곳이기에 그렇다. 끝.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