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길에 들은 뉴스 몇 꼭지가 거슬렸다. 하나는 기가 막혀서 그랬고 또 하나는 낱말 하나가 틀려서 그랬다. '기막힌'얘기는 말 그대로 기가 막혀서, 틀린 낱말이 튀어나온 기사는 문장 흐름을 바꿀 정도가 아닌, '대세에 지장없'는 것이기에 짧게 짚어보려 한다.

기막힌 얘기는 이른바 '성상납 여중생'관련한 거다. 여자 중학생이 또래 여학생을 어찌어찌해서 '삐리리'하게 했다는 소식. 뉴스 들으면서 내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었다. 진짜 어처구니 없는 일. 더 기막힌 거는 '상납'이란 표현이었다. 또래끼리 '거래'를 했다면, '대가'를 치르려고 '매매'를 했다면 한 거지  '상납'이라 해야할 일이 아니기에 그렇다. '상전에게 바치는'게 상납이다. '성상납 여중생'은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다. 그 행위는 더더욱 그렇다.

'대세에 지장없다'한 표현은 '홀홀단신'이다. 흔히 틀리는 표현이다.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홀몸'은 혈혈단신(孑孑單身)이다. 홀몸은 배우자나 형제가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아이를 밴 여인에게 '홀몸이 아니다'하는 거, 잘하는 짓 아니다. 임신한 여인은 홑몸이 아니다, 해야 옳다. 홑몸은 '아이를 배지 않은 몸(표준국어대사전)'이다.

'상납'의 부적절성과 '혈혈단신'의 오용을 따져봤다. 관련 뉴스는 전파를 타고 흩어졌다. 만 하루가 지난 지금, 뉴스가 끝난 뒤 밀려온 아쉬움이 채 가시지 않는다. 현장에서 취재한 기자, 이모저모 따질 게 많기에 틀릴 수 있다고 치자. 취재기자의 초고가 부적절하면 수정과 보와날 수 있다. 수정-보완은 취재 책임자, 편집 담당자, 최종 전달자인 앵커들이 챙겨야 할 몫이다.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여러 단계를 그냥 지나쳐 방송되었다는 아쉬움이 그래서 더 크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