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써야만 했다.... 2006.12.07

  '누구나가 겪는 일인 줄 머리로는 아는데, 나는 자꾸 억울해'

이 세상에서 삶만 있기를 바라는 것은 죽음만이 있기를 바라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데도 우리는 자꾸 억울하다. 머리로는 알지만 받아들일 수가 없다. 방송사 편성국장인 장영철은 갑자기 폐암선고를 받는다. 지금껏 승승장구해온 운좋은 인생길. 정리하려고 보니 그제야 비루하고 헐벗은 인생의 속살이 드러난다.

   위 얘기에 공감하시는가. 내 얘기도 여러분의 얘기도 아니다. 하지만 분명 '우리 얘기'이기도 하다. 혹시, '내 얘기'로 여겨 놀라신 분 있다면, 마음 가라 앉히시라. 엠비시 창사 특집 드라마 '기적'얘기니까 말이다.

   위 드라마 안내에 나온 대사와 풀이. 별 얘기 아닌데, 곱씹어 보면 진짜 '별 얘기'이다. '삶만 있기를 바라는 것은 죽음만 있기를 바라는 것','머리로는 알지만 받아들 일 수 없다'는 명제. 언젠가 이 자리에서 얘기했음직 한 또다른 명제가 있다. 사람이 살면서 겪는 '확률 100퍼센트'는 뭘까? 답은....

   '죽음'이다.

   그러하니 아등바등 살지 말자.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했던 윤심덕의 토로는 결코 가볍지 않다. 날씨 탓인가, 칙칙한 겨울 저녁에 뜬금없는 '삶과 죽음'얘기는....

사실, 이 글을 쓰면서 하고픈 얘기는 따로 있다. '폐암선고'란 표현, 하지 말자!

   세상에 '불치병'은 없다. 쉬이 완쾌되지 않는, 치료하기 어려운 '난치병'은 있다.   병명을 밝혀 '선고'할 수는 없다. 의사는 그저 '진단'만 할 뿐이다.

   덧붙임 :  첫 문단은 2006년 12월 7일치 '한겨레신문' 25면에 실린 기사의 일부, 윤심덕의 노래는 '사의 찬미',  선고는 '재판장이 판결을 알리는 일, 선언하여 널리 알림'의 뜻.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