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찹니다. 강바람이 묻어있어서 일까요. 창문을 열어놓으니 싸늘한 기운이 집안을 가득 채웁니다. 늦잠자고 일어나 '주변정리'하다
누리사랑방에 들렀습니다. 아, 여기 오기전에 제가 열어놓은 메일계정 몇군데 돌아다녔지요. '영양가'있는 메일은 새로 온 게 없었습니다. 주로
'회사 계정'을 사용하기 때문이겠지요.
메일 확인하며 다니다가 재미있는 사진을 하나 봤습니다. 언뜻 보기엔 별 거 아닌데, 가만히 '한영 대역'을 해보면 입가에 웃음이 번집니다. 사람에 따라 '쓴웃음'이 될 수도있겠네요.

웃음은 뭔 웃음이냐, 반문하기 전에 한번 더 보시기 바랍니다. 우습지요?
갈비살과 떡갈비 정식, 육회, 생고기, 간장게장. '우리말 일기'답게 따지자면 '갈빗살'이 바른 표기. 사이시옷을 받쳐 적어야 맞다고? 그렇습니다.
순 우리말 또는 순 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 가운데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거나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거나,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거나,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 따위에 받치어 적는다 < 한글맞춤법 >
갈비(순 우리말, 모음으로 끝났음) + 살 = 갈비 ㅅ 살 = 갈빗살[갈?굵?,갈비쌀] 이렇게 되는 거지요.
고깃국, 북엇국, 명탯국, 동탯국.... 모두 사이시옷을 넣어야 맞는 겁니다. 현행 규정상
그렇습니다.
문법에 맞게 썼다니 할 말은 없지만 어색하다, 이런 반응이 많을 겁니다. '사시시옷
규정'은 전문가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은'규정입니다. 북한에서는 몇차례 '변신'끝에 지금은 사이시옷을 아예 쓰지 않습니다.
어쨌든, '웃음'을 자아내는 대목으로 들어가보지요. '한영대역'한 걸 눈여겨 보면 뭔지
아실 겁니다. 어떤 음식인지 아는, 한국사람인 우리가 우리말 음식이름을 안 상태에서
번역한 걸 보면 '억지'로 그 뜻을 알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육회'와 '생고기'는 영 아니지요? ㅋ
'여섯 차례(six times)'와 '생활양식(삶의방식) 고기(lifestyle
meat)' 그리고 '간장게 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장난기 있는 사람이 일부러 그런
걸까요. '한-영 번역기'에 넣어 직역해 그런 걸까요. '번역은 반역'이라는 서양책 제목이 떠오릅니다.
우리 음식 이름을 영어로 옮기는 좋은 방식은 '로마자 표기'를 한 뒤, 어떤 음식인지
영어로 풀어 주는 거라고 봅니다. 'Yukhoe(육회)','Saenggogi(생고기)'처럼 로마자('영어'가 아닙니다)로 바꾼 뒤
음식 설명을 영어로 설명하는 거지요. 따지고 보면 '동네 식당'에서 하기 버거운 일입니다. 중앙 정부에서 해주면 좋을 일입니다. 관광산업 육성과
우리 문화 소개를 위해 필요한 일 아닐까요. '음식 이름 로마자 표기 통일안'을 마련하고 '영어 설명 제시안'을 ' 만들어 '대한 요식업
중앙회'에 보내면 될 일입니다. 식당 사장님들 모시고 '국어어문규정, 로마자 표기법'과 '누구나 쉽게 하는 영작문' 강의를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겠지요?
덧붙임 : 한글을 로마자로, 외래어를 한글로 '규정대로'바꾸어 주는 곳이 있습니다. http://urimal.cs.pusan.ac.kr/urimal_new/로
가시면 됩니다. 부산대 권혁철 교수가 이끌고 있는 곳입니다. 권혁철 교수는 '맞춤법 교정기' 분야에서 한몫하고 있는 학자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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