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비부비'와 '무서운 옷' 2006.05.19 얼마전 한 대학에서 특강을 했다. 학교가 있는 곳은 신촌 지역, 널리 알려진 '젊은이들의 놀이터'이기도 한 곳에 있는 학교였다. 서강대가 있는 신수동, 홍익대가 있는 상수동, 이화여대가 있는 대현동, 연세대학이 있는 신촌을 아우르는 동네를 크게 아우르는 이름이 신촌이다. 두시간 남짓한 강의 중에 인상적인 학생이 있었다. 여러 명이다. 아니, 모두 인상적이었다, 이건 정치적(?)인 표현처럼 들린다. 그래, 선생에게 학생은 모두 인상적인 거 맞다. 그래도 눈에 띄는 학생은 늘 있게 마련이다. 생김과 옷차림, 말투와 표정을 떠나 인상적인 학생이 있다는 거, 인정해주기 바란다. 그 중에 한 명. '남친'사귄지 한달 되었다는 여학생이 한 표현은 곱씹을 수록 재밌다. 안녕하세요.^ㅁ^ 오늘 화법 시간에 선생님(?)께 멋진 특강을 들은 학생, **입니다. 부비부비와 무서운 옷에 대해 얘기하고, 선생님을 남자친구 삼아 통화하는 상황을 연출했던..하하!! 오늘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이것 저것 귀찮게 여쭐것이 많으니 기대하세요.^ㅡ^; 행복한 주말 되시길^ㅁ^ 그 학생이 '누리사랑방'에 가입하며 남긴 인사말이다. 가입 한마디만 봐도 인상적일만하지 않은가. '부비부비','무서운 옷'이 뭔지 궁금하기도 하고 '요즘애들답지않게' '여쭙다'는 존대어까지 제대로 썼으니 말이다. 여러분은 아시는가, 부비부비와 무서운 옷의 실체를? 아는 이는 '젊은이', 모르는 이는 '젊잖은 이', 곧 '점잖은 이'라 치자~ ㅋ 부비부비 : 홍대 인근에 널리 퍼져있는 클럽에서 통하는 말. 춤추는 마룻바닥 - 대리석이나 시멘트 바닥일 때도 있다 - 의 공간을 활용하여 여성(남성)의 신체밀도를 촉진 - 환자의 몸을 손으로 만져서 진단하는 일. 또는 그런 진찰법을 뜻한다 - 으로 알아채려는 듯 몸짓언어를 구사하는 별종들이 하는 행동을 이르는 말. '부비부비족'은 남성에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엔 여성의 비중도 적지 않다는 정보도 있다 <강재형 잡학사전, imbc.com, 2006> 무서운 옷 : '부비부비족'이 횡행하는 클럽에서 볼 수 있는 옷. 몸을 가린 부위보다 드러낸 부위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옷을 이르는 표현. 여성복에 국한된다. 옷치레한 이의 본심은 '공포조장'에 있지 않다고 알려져 있으나 동성들 사이에서는 곡해, 왜곡되는 경향이 있다. '더 무서운 옷'의 유행을 은밀히 조장하는 남성 부류도 있다. 보는 이에 따라 '우스운 옷'이 되기도 한다 < 같은 사전 > 클럽 문화의 발랄함이 묻어나는 표현이다. 강의실에서 처음 들은 부비부비, 무서운 옷의 뜻은 '확인 절차'없이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말은 살아 움직이는 것, 또래들의 표현으로 통하는 '은어'도 이처럼 풀리면 귀여울 뿐이다. '부비부비'의 어원임직한 말은 다음과 같다. 부비다 : '비비다'의 잘못, '부비다'의 잘못 < 표준국어대사전 > '비비다'든 '붐비다'든 이 시대 대한민국 청춘들의 클럽의 단면을 알몸처럼 드러내는 어원(?)이다. 붐비는 곳을 골라 제 몸을 다른 이 몸에 추근대며 비벼대는 정경, 눈 앞에 펼쳐지시는가. 이번 학기 '쫑파티'때 그 현장을 직접 확인할 지 모른다. 내게 '입장허락'이 내려진다면 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