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동의하시는가. 여러분의 뜻, 존중한다. 답이 어떠하든. 동의하든, 하지 않든 말이다. 어쨌거나, 나는 '살아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는 명제에 '올인'한다. 무기물인 '프돌이'조차(?) 나와 공감한다, 이렇게 여기며 사는 사람이 바로 나이니, 말할 나위 없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살고 있는 어떤 여인이 지은 책, '살아 있는 것들의 아름다움'이 눈에 띄었다. 그래, 맞다. 살아있는 것들은 다 아름답다. 살면서 느끼면서 곱씹을 수록 맞는 얘기다.

오늘, 콩 심은데 콩 난다는 속담을 확인했다. 보름전쯤 심은 콩. 그 콩이 무거운 '머리'를 일으켜 떡잎을 만들고 새싹이 되더니 이파리 큼지막하게 펼치며 덩굴을 감아 올리기 시작했다. 하루가 달랐다. 아니, 몇분이 달랐다.

  다국적 기업, 스타벅스가 '사은품'으로 뿌린 콩 종자는 내 사무실 책상머리에서 그렇게 아주 잘 자라고 있다. 서양 동화 '재크와 콩나무'처럼 하늘높이 자라서 그 넝쿨 타고 하늘로 올라갈만큼 잘 자라고 있다. 단지, 그 얘기를 하려 했을 뿐이다. 작은 콩, 그게 자라서 흙을 헤치고 나와 떡잎을 바탕으로 이파리 푸릇하게 커가며 넝쿨 감아 올라가더라. 그래서 '살아있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더라. 이 얘기다.

   살아있는 것들은 다 아름답다. 진짜, 그렇다. 살아있는 여러분, 무엇이 아쉬워 노심초사 하시는가. 여러분은, 우리는 모두 살아 있는데....끝. 

덧붙임 : 원래 '일기'로 쓴 게 아닌 글인데, '일기'로 바꿨다. 덩굴과 넝쿨을 섞어 써서이다.

길게 뻗어 나가면서 다른 물건을 감기도 하고 땅바닥에 퍼지기도 하는 식물의 줄기, 넝쿨 = 덩굴이다. 이른바 '복수 표준어'인 셈이다. '덩쿨'은 비표준어. '우리말나들이'프로그램 제작 초기, 장흥에서 찍은 '덩굴=넝쿨'편이 내 눈 앞에 펼쳐진다. 디졸브(dissolve)만으로 이어 붙인 영상에 파헬벨의 '캐논(canon)'을 배경음악으로 깔았었다. 작은 씨 뿌리니, 잎 펼치며 줄기 뻗어 덩굴(=넝쿨)로 뻗어 나간다. '우리말나들이'도 '꿈'과 '뜻'을 품은 작은 씨앗에서 싹을 틔웠다. 진짜.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