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란 무엇인가 2006.04.11 < 주의 : 이 글은 밥 먹을 때, 밥 먹기 직전, 또는 유사 상황에서는 읽지 마십시오. 스스로 교양이 치나치다 여기는 이, 삶의 품위가 철철 넘쳐서 주체하기 힘든 이는 상황 불문하고 읽지 마십시오. 아래 적힌 글 몇줄 안 읽어도 생활의 변화는 절대 없습니다. 사실, 읽어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글쓴이 註 > ----------------------------- 한밤중에 쓰는 글치곤 엉뚱한 느낌 없지 않다. 변비란 무엇인가, 그 걸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나는, 우리는 몰랐다. 변비에 담긴 깊은 뜻을. 어떤 뜻? 먼저 사전 뜻풀이부터 보자. 변비 : 대변이 순조롭게 누이지 않는 증세. 변비증의 준말(네이버 국어사전) 변비 : 대변이 대장 속에 오래 맺혀 있고, 잘 누어지지 아니하는 병 = 변비증(표준국어대사전) 놀라운 통찰력(?)이다. 변비를 앞에 두고, '순조롭게 누이지 아니하다','...오래 맺혀 있고'란 표현을 여러분은 할 수 있으신가. 맺히는 건 이슬, 순조로운 건 업무.... 이럴 때만 쓰는 게 아니란 걸 사전 뒤지며 깨우쳤다. 어쨌든, 변비를 구어(입말)로 풀이하면 '똥 (잘)못 누다'쯤 되겠다. 품위가 떨어진다, 이렇게 여긴다면 '배변이 원활하지 않다(이건 넓은 의미에서 '설사'도 포함되긴 하겠다)'로 하면 될 듯 하다. 이깟 얘기를 하려고 귀한 '누리사랑방'의 게시판을 더럽혀? 뭐, 그렇다면 변비에 담긴 '깊은 뜻' 새겨보자. 그래, 이제 '본색'을 드러내려 한다. 엊그제 '죽이 맞는' 후배와 수작(酬酌)하며 '건설적인 제안' 참 많이 주고 받았다. 밥상머리에서 권커니 자커니 흥을 돋우며 얘기하다 내가 불쑥 꺼낸 짧막한 비유 한 토막. 거기에 변비가 나왔다. 형(馨) : 화장실 가서 오래 앉아있음 뭐하니, '한 방'에 끝내는 게 좋은 거.... (회의 길게한다고 좋은 결론 내는 거 아니다. 말 많다고 실속 있는 거 아니다. 이런 뜻으로 한 얘기) 후배 : 맞다. '한 방'도 제대로 먹어야 가능한 일이다! (옳다. 또 중요한 건, 제때 잘 먹어야 '나올 것'도 있다. 이 말은 평소 갈고 닦은 실력 있어야 유익한 '결과'가 나온다는 비유로 한 표현) 맞다. 넣은 게 없으면 나올 게 없다. 넣을 바엔 좋은 걸 넣어야 한다. '쓰레기 들어가면 쓰레기 나온다(Garbage in garbage out)'는 서양 속담도 그래서 나온 거다. 이런, 강재형, 또 잘난 체 한다~ ㅋ '제대로 먹고 소화시켰으니, 이제 끙끙대지 말고 쉽게 풀어내자'는 데 의기투합했다는 얘기. 이게 '변비 담론'의 결론이다. 우리 삶이 그러하듯, 결론이 꼭 진지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끝. 덧붙임 : 혹시, 사전에서 풀이하는 똥의 정의가 궁금한 이가 있을지 몰라서 뜻풀이 옮긴다. 사람이나 동물이 먹은 음식물을 소화하여 항문으로 내보내는 찌꺼기(표준국어대사전) 사람이나 동물이 먹은 음식물을 삭이고 똥구멍으로 내보내는 찌끼(네이버 국어사전) 과잉친절 냄새가 짙다. 과공비례, 맞는 말이다. 진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