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신문에 실린 '강도영의 사물카툰'이다. 요즘은 '사철음식'이라 하지만 그래도 붕어빵은 겨울에 먹어야 제격이다. 모락모락 나는 김, 호호 불며 먹어야 제 맛이니까 말이다. 어쨌든, 겨울에 '반짝 경기'를 타는 붕어빵을 철새에 빗대 생각하는 작가의 직관이 신선하다.

   붕어빵. 잉어빵도 있고 황금잉어빵도 생겼다. 생김을 뜯어보면 '그 놈이 그 놈'이지만 이름이 다르면 빵맛도 달라지는 거 같긴 하다. 국화빵도 있다. 꽃무늬 틀에 구워낸 빵이다. 붕어빵은 붕어(모양)틀, 잉어빵은 잉어(모양)틀, 황금잉어빵 틀은 황금으로? 물론, 아니다.

   붕어빵과 국화빵이 '그 모양, 그 꼴'인 까닭은? 글쎄, 뭘까....

   묽은 밀가루 반죽을 빵틀에 붓고 팥소를 넣어 구워 익힌 빵. 모양이 붕어이든 국화이든 재료는 마찬가지다. 근데, 하필이면 붕어(국화)빵? 별빵, 달(반달,초승달,보름달....)빵, 새우빵, 오징어빵, 낙지빵, 갈치빵.... 빵틀만 개발하면 못 만들 빵이 없을텐데 말이다(새우빵, 오징어빵, 갈치빵 따위는 '현존한다'고 한다. 내 아들의 증언이다. 또 배웠다~ ㅋ).

   모양이야 어떻건, 팥소 대신 넣은 재료의 종류가 무엇이건 통칭 풀빵이라 이른다. 풀빵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왜 그 모양인가'에 대한 답이 나온다. '답'이라 해야 내 추론일 뿐이지만.

   풀빵의 원조, 붕어빵(국화빵)이 이 땅에 들어온 때는 일제 강점기. 일본인이 좋아하는 물고기인 잉어, 일본왕실의 문장인 국화꽃이 주된 빵틀이었다. 잉어라 했지만 우리 눈엔 그냥 붕어여서 붕어빵으로 전해왔음직 하다. 일본 사람이 좋아하는 사물의 모양을 본따 만든 게 붕어빵, 국화빵이란 얘기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적어도)육십년 넘게 사랑받아 온 붕어빵,국화빵. 이제 새우, 용가리, 갈치로 모양도 많아지고 카스타드 크림, 야채피자 처럼 '팥소 독점 시대'도 끝났다. '일제강점기의 영향'인 붕어빵,국화빵. 다양한 생김과 맛으로 '진화'한 풀빵을 보며 나는 일제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세대의 발랄함을 본다. 붕어빵을 보고 철새를 떠올린 강도영의 직관에는 턱없는 수준이지만....

   덧붙임 1 : 서로 많이 닮았음을 비유해 '아들은 아버지와 붕어빵'이라 한다. 같은 빵틀에서 찍어내듯 생김이 같다는 뜻일 게다. 이럴때 흔히 '빼박았다','빼다박았다'하지만 '빼쏘다'가 맞다. 딸이 엄마를 빼쐈다, 아버지를 빼손 아들, 이렇게 쓰면 된다.

   덧붙임 2 : '팥소'가 맞다.  '송편이나 만두 따위를 만들 때, 맛을 내기 위하여 익히기 전에 속에 넣는 여러 가지 재료'를 '소'라 한다. '속'은 '거죽이나 껍질로 쌓인 물체의 안쪽 부분'일 뿐이다. '고추 속을 털어내고 고기 소를 넣어 고추전을 부쳤다'가 좋은 보기이다.

   덧붙임 3 : 주인공과 붕어빵의 대화, 마지막 대사 - 다시 추워지면 돌아올께. '어떤 행동을 할 것을 약속하는 뜻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는 'ㄹ게'가 맞다. 그래서 '....돌아올게'라 해야 어법에 맞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