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서울 지하철 |
2006.03.24 |
 |
|
서울에 살면 좋은 게 몇가지 있다. 서울 살면 좋은 여러 이유, 그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지하철 타기 좋다'는 거다. 출퇴근 때
붐비기는 해도 한갓진 시간에 타는 지하철은 여유만만, 편하기 이를데 없다. 덜컹대는 버스에 비할 바 없고 자가운전하느라 신경 쓸
일 없으니 또 좋다. 책보기 좋고 '공짜 신문'도 널려있다. 서울 지하철, 게다가 삯도 싸다.
지하철의 원조는 런던이다. 튜브(Tube)라 불리는 런던 지하철은 개통 당시엔 석탄기차였단다. 땅속에 석탄 때는 기차가 달렸다니
괜히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 런던 지하철, 튜브를 달리는 열차는 작다.
지하철 바깥 모습이다. 얼른 타지 않고 사진 찍는 관광객, 신경 쓰는 사람 아무도 없다 ^^ '피카딜리 라인' - 서울 지하철로
치면 1,2,3호선 하는 거처럼 '라인'에 이름을 따로 붙인다 - 을 달리는 열차, 윗쪽이 원통처럼 둥글게 생겼다.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을 굴파기 공사의 영향(?)이다. 좁은 굴속을 달리려면 열차도 작아야 한다. 지하철 열차 안으로 들어가 보자.

진짜 좁다. 길이도 짧다. 인천 소래 포구까지 닿던 '협궤열차'가 생각난다. 이 지하철을 타고 어디로 갔는지, 기억에 없다~ ㅋ
'우리말 일기'에 런던 지하철 얘기가 나왔다. 어인 까닭? 내가 태어나 처음 본 지하철 역의 '장치' 때문이다. 이름하여 스크린
도어, 요즘 서울 지하철 역 곳곳에 설치한(하고 있는) 바로 그것이다. 가까이 다가서 보면 '찍은 곳'이 나온다. 영화에서 봤던
다리 '워털루 (브리지)'역이다. 비비안 리, 로버트 테일러가 나왔던 영화, '애수(원제목 'Waterloo Bridge')'의
흑백영상이 눈앞에 겹쳐 떠오른다.

국립국어원은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다듬기'를 하고 있다. 재작년(서기 2004년)에 시작했으니 햇수로 삼년째 접어들었다. 다듬은
말은 여든개를 이미 넘겼다. 누리꾼(네티즌)의 투표로 선정하는 '다듬은 말'은 1호는 '댓글(리플)'. 그 뒤를 '참살이(웰빙)'과
'안전문(스크린도어)'이 이었다.
그렇다. 장치의 생김새만 따서 지은 '스크린도어'보다 쓰임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안전문'이 더 좋다. 글자수도 알아듣기도 쉬운
안전문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안전선'위에 서 있는 '안전문'이건만, 지하철 곳곳에 안전문은 없고 스크린 도어만 있을 뿐이다.
아쉽다.
'언어 민주주의'는 많은 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쓸 때 가능한 일이다. screen과 door를 알지 못하는 - 일부
일지라도 - 서울 시민의 눈높이를 생각하자. '로드맵'과 '파트너십','클린센터'의 정확한 뜻을 여러분은 알고 계신가.
'쉬운 말 쓰기'에 담긴 뜻은 '어린(어리석은) 백성'도 귀하게 여기는 세종대왕의 너른 마음과 다르지 않다.
덧붙임 :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PSD로 약칭하며, 플랫폼 스크린도어라고도 한다. 전동차가 승강장 홈에 완전히 멈추어 서면 전동차
문과 함께 열려 승객의 안전 확보와 함께 전동차로 인한 소음·먼지·강풍 등을 줄이고, 승객이 고의나 실수로 선로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영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이래 프랑스·일본·홍콩 등의 지하철도 역에서 적용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2004년 개통된
광주지하철 1호선에 최초로 설치되어 운영되었다.<'스크린도어'설명, 네이버 백과사전>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