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움쿠헨'이란 빵이 있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선을 보인 건 그리 오래지 않은 걸로 기억되는 빵. 일본에서도
'바움쿠헨'이라고 하는 빵. 롤 케이크 비슷하다 할 수 있지만 켜켜이 붙여 만든 '층'이 달라도 많이 다르다.

롤 케이크는 스펀지케이크처럼 푹신한 빵을 비교적 얇게 구워서 잼이나 크림을 고루 펴
바른 뒤 둘둘 말아 만든다. 나도 롤케이크 '흉내'를 낸 케이크를 만든 적이 있으니 '제빵법'이 그리 어렵지는 않은 편이다.

바움쿠헨은 좀 다르다. 반죽도 다르고 굽는 방법 또한 롤케이크와 사뭇
다르다. 반죽을 얇게 펴 구운 뒤 그 위에 또 반죽 펴 바르고 굽고, 또 반죽 펴 넣고 다시 굽고.... 이렇게 층층이 굽기를 거듭해 만드는
빵이다. 빵 굽는 동안 한눈 팔면 금세 타버린다는 경험자의 얘기도 들었다.
엊그제 늦은밤, 출출하기에 먹을거리 부석거리며
찾다가 '바움쿠헨'을 발견했다. 빵 상자 열고 한 조각 잘라 먹으려는데 옆에서 보고 있던 아들이 한 마디 한다. '아빠, 나이테빵 드시게요?'
아, 참 예쁜 말이다, 싶었다. BaunKuchen을 독일어 사전에서 찾아보니 '나무빵'이다. Baum은 나무, Kuchen은 빵. 바움쿠헨,
켜켜이 쌓인 층이 나무테 같아서 붙인 이름이다. 오래 살라는, 장수 기원의 뜻을 담은 빵이기도 하단다.
바움쿠헨, 롤케이크와
비슷한 과자가 도 있다. 여러층으로 켜켜이 붙여 만든 과자, '웨하스'. 관찰력있는 이는 이미 알고 있겠지만 '웨하스'의 영문표기는
Wafers이다. 국립국어원의 규범해설을 보자.
뜻풀이 : 양과자의 하나. 밀가루, 설탕, 달걀, 레몬즙 따위를 섞어 틀에 넣고 살짝 구운 다음, 크림이나 초콜릿을 두 쪽 사이에 끼워서 만든다.
오류어휘 : wafer,
웨하스
표준어 규정 조항 : 외2장표1, 표25
'웨하스'가 아니라 (규범에 따르면)'웨이퍼'인 과자. 짐작하시듯, 일본에서 건너온 이름이라 그렇다. 그래도, 동네 구멍가게
가서 '아저씨, 웨이퍼 주세요'하면? '반도체 공장에 가시오!'할지 모른다.
 웨이퍼는 '[물리]집적 회로를 만들 때 쓰는, 직경 5~10cm의 실리콘 단결정의 얇은 판'이기도 하니까.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