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움쿠헨' 또는 '나이테빵' 2009.01.10

  '바움쿠헨'이란 빵이 있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선을 보인 건 그리 오래지 않은 걸로 기억되는 빵. 일본에서도 '바움쿠헨'이라고 하는 빵. 롤 케이크 비슷하다 할 수 있지만 켜켜이 붙여 만든 '층'이 달라도 많이 다르다.


  롤 케이크는 스펀지케이크처럼 푹신한 빵을 비교적 얇게 구워서 잼이나 크림을 고루 펴 바른 뒤 둘둘 말아 만든다. 나도 롤케이크 '흉내'를 낸 케이크를 만든 적이 있으니 '제빵법'이 그리 어렵지는 않은 편이다.



  바움쿠헨은 좀 다르다.
반죽도 다르고 굽는 방법 또한 롤케이크와 사뭇 다르다. 반죽을 얇게 펴 구운 뒤 그 위에 또 반죽 펴 바르고 굽고, 또 반죽 펴 넣고 다시 굽고.... 이렇게 층층이 굽기를 거듭해 만드는 빵이다. 빵 굽는 동안 한눈 팔면 금세 타버린다는 경험자의 얘기도 들었다. 

  엊그제 늦은밤, 출출하기에 먹을거리 부석거리며 찾다가 '바움쿠헨'을 발견했다. 빵 상자 열고 한 조각 잘라 먹으려는데 옆에서 보고 있던 아들이 한 마디 한다. '아빠, 나이테빵 드시게요?' 아, 참 예쁜 말이다, 싶었다. BaunKuchen을 독일어 사전에서 찾아보니 '나무빵'이다. Baum은 나무, Kuchen은 빵. 바움쿠헨, 켜켜이 쌓인 층이 나무테 같아서 붙인 이름이다. 오래 살라는, 장수 기원의 뜻을 담은 빵이기도 하단다. 

  바움쿠헨, 롤케이크와 비슷한 과자가 도 있다. 여러층으로 켜켜이 붙여 만든 과자, '웨하스'. 관찰력있는 이는 이미 알고 있겠지만 '웨하스'의 영문표기는 Wafers이다. 국립국어원의 규범해설을 보자.


  '웨하스'가 아니라 (규범에 따르면)'웨이퍼'인 과자. 짐작하시듯, 일본에서 건너온 이름이라 그렇다. 그래도, 동네 구멍가게 가서 '아저씨, 웨이퍼 주세요'하면? '반도체 공장에 가시오!'할지 모른다.

웨이퍼는 '[물리]집적 회로를 만들 쓰는, 직경 5~10cm의 실리콘 단결정의 얇은 '이기도 하니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