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하는 날. 회사에 일이 있어 출근했다. 이것 저것 챙기며 부산 떨다 한숨 돌릴 즈음, 전화 한통을 받았다. 아는 분은 잘 아는 무대 디자이너, 정종훈 님의 전화.

  * 아, 우리말지킴이 강선생이십니까~

  - 아이구, 대한민국 최고 세트 디자이너 선생님!

  (이렇게 그와 나는 서로 치켜 세우며 공치사하는 걸 즐겨한다. 서로 마주칠 때면 머리까지 조아린다 ^^ )

  * 저, '국민 여러분이 해내셨습니다'할 때 '해내셨습니다'ㅂ니까, '해 내셨습니다'ㅂ니까....

  - 아, 띄어쓰기 문제군요. (혹시 모르니 사전 찾아 확인한다) 붙여쓰는 '해내셨...'이 맞습니다.

  * 그렇군요, 역시~

  - 자주 애용해주시와요...^^

  이런 '범상치 않은' 통화를 했다.

  방송에 몸담고 있는 이들, 제 분야에서 꿰뚫고 있다고 안주하지 않는다. 무대 디자인하는 '예술가'도 세트에 담아낼 문구 하나하나 - 띄어쓰기까지 - 확인하고 또 점검한다. 그 게 '전문가의 길'이다. 정종훈 미술감독은 그래서 진짜 전문가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