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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족보 |
2006.0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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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기차를 탔다. 기차역 입구엔 여기저기 '무가지'들이 펄럭인다. 색색의 깃발을 달고 도우미까지 나서서 신문을 나눠준다. 기차간의 무료한 시간 때우기에 딱 좋은 것들이다. 이 기사, 저 광고 대충 훑어봤다. '김서방의 부모님 전상서'가 눈에 띈다. 혈당수치 확인하는 기계 광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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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방의 부모님 전상서
장모님, 아큐첵 사용법이에요!
하나, 시험지를 넣는다.
둘, 채혈한다.
셋, 시험지에 묻힌다.
5초면 바로 결과가 나온대요. 쉽죠!
사랑하는 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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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이런....
참으로 이상한 족보다. 장모는 아내의 어머니, 아들은 어머니의 남자 자식. 아내의 어머니가 나를 낳은 어머니면, 아내는 나와 남매지간이다. 근친상간도 유분수지, 정도가 심하다. 이상한 족보 아닌가....
이해한다. 김서방과 장모님과 부모님, 아들. 처가와 본가, 친가와 시댁의 구별없이 친부모처럼 모시고 아들 딸처럼 대하는 정겨움은 좋다. 출산율 낮아지는 마당에 처가, 시댁 가르지 않고 효도하는 것은 더 좋다. 그래도 지킬건 지켜야 하지 않을까.
피붙이간의 호칭을 대충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며느리가 시댁 어른께 : 어머님, 아버님
사위가 처가 어른께 : 장모님, 장인어른
친정,본가 어른께 : 어머니, 아버지
시어른이나 장인장모께 아빠, 엄마하는 이도 없지 않단다. 예의는 상대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 어른들께서 정겹게, 기꺼이 받아주신다면 된다. '할아버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세뱃돈을 내려주실 수 있으십니까'하는 손자의 말투에 환하게 웃을 이가 어디있을까. 차라리 '할아버지, 세뱃돈 많이 줘~'하고 칭얼대는 게 효도일 수 있다. 그래도 '앞뒤'는 맞아야 한다. '장모님'이라 부르며 '아들'이라 칭하지 말자. 진짜, 이상한 족보가 된다.
* 신문광고의 사진찍어 올린다. 냉장고에 붙여놓은 메모쪽지에 써놓은 문구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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