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욀빙 호떡' |
2005.12.30 |
 |
|
오늘 저는 여느때보다 일찍 출근했습니다. 출근길 회사 엘리베이터
화면에서 '아주 특별한 아침'을 보았습니다. '2005년 희노애락'이란 자막이 큼지막하게
박혀있더군요. 자막에 오자가 보였습니다. 희노애락이 아니라 희로애락이 맞잖아요.
6층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생방송 중이 부조정실에 전화했습니다. 거두절미하고,
'희노애락이 아니라 희로애락이 맞다'는 얘길 해주었습니다. 진짜냐, 왜 그러냐,
책임질래, 기타등등.... 이런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전화받은 이는 '알았다'한마디만
하고 바로 끊었지요. 생방송 중의 바쁜사정, 서로 잘 알고 있으니까요. 자막은 바로
바뀌었을까요? 여러분의 기대에 어울리지 않게(?) 그냥 자막이 빠지더군요. ^^ 바로잡을
시간이 없었을 겁니다. 그래도 그게 어딥니까....^^
아침 뉴스를 하고 부리나케
뒷정리하고 회사를 나섰습니다. 건강검진하는 날이었거든요. 네, 오늘 저는 건강검진을
당했습니다. 당했다, '일방적으로 어떤 일을 겪게되었다'는 뜻이 되었네요.
'건강검진을 했다'하면 (내가 의사가 되어) 검진을 했다, 이런 뜻이 될 거 같아서
'오버'를 했습니다. '오버'하면 안되는데....ㅠ.ㅠ
어쨌든, 저는 오늘 '몸
상태 점검'했습니다. 결과는 내년에 나옵니다. 겉보기에 극히 정상. 키 적당, 몸무게
딱, 체지방과 수분 및 근육도 친절한 간호사의 안내를 받으며 피 뽑고, 눈검사에
청력검사, 온갖 검사를 받았습니다. 몸 속 여기저기 '사리가 떠다닌다'는 얘기도
듣긴했습니다 ^^
여러 검사 과정을 산책하듯 쉽게 마무리했습니다. 근데
마지막 단계, 위내시경 검사할때는 괴롭더군요. 처음도 아니건만 오늘따라 왜 그리도
힘이 들던지, 다시는 내시경 검사 안한다!는 다짐까지 했습니다. 초주검이 되어 병원
문을 나서 회사로 돌아오는데 눈이 번쩍 띄였습니다. 한기가 뼛속을 파고드는 느낌,
그때 제 앞에 나타난 '욀빙 호떡'에 눈이 커진거지요. 어제 본 어떤 기사 제목은
'....괘적을 따라('자취'와 한뜻은 '궤적'입니다)'였는데, 오늘은 '욀빙'을 보았네요.
아시지요? '참살이'라 다듬은 외래어는 웰빙(Well-Being)'입니다. 야채를 넣어 몸에
좋다, 그래서 우리 호떡은 '욀빙 호떡'이다, 자랑하는 아저씨의 순박한 눈웃음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욀빙'이건 '웰빙'이건 '참살이'이건, 변함없는 건 마음편히
잘먹고 잘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마음이 편해야 몸도 편하니까요. 일체유심조, 좋은
말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와요~
덧붙임 : 엠비시 엘리베이터에는
텔레비전이 한대씩 걸려있습니다. '방송중'인 화면이 나오기도 하고, 사내방송이
나오기도 하고, '재방송'이 나오기도 합니다. 엠비시는 '(프로그램 만드는)방송 공장'입니다~
끝.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