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뉴스가 끝난 뒤 문자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

'몸 어디 안 좋은거 아닌지, 아님 안 좋은 일 있는 거 아닌지, 오늘 안색이 안 좋아보인다' 이런 내용이다. '안' 좋은 거, '안' 좋은 일, '안' 좋아 보인다. 한 마디로 내 얼굴이 여느때와 달리 보였단 얘기. 맞다. 나, 오늘 안색이 안 좋았을만 하다.

  뉴스를 마치고 뉴스센터를 나서며 '동지'들에게 한 마디 했다. 나, 화 난다고.... 

뉴스 편집부터 제작, 진행에 몸과 마음을 합해 뛰는 '동지'에게 한 얘기가 '내 안색'과 관계 있다. 추병직 건교부 장관 사의 표명, 아파트 값 폭등, 결핵 환자 증가.... 이런 기사에 안색 변할 내가 아니다. 이십년 넘게 나를 '화나게'하는 전두환 때문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보이는 돈이 아들 계좌에 입금되었다. 검찰이 자금출처를 찾고 있다'는 내용. 법원이 선고한 추징금 2200억원. 그 중에 상당액을 '돈 없다'며 오리발만 내민 전두환. 큰 아들 전재국이 사장인 출판사 '시공사'에 대한 얘기는 이미 이 자리에서 한 바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아들은 둘째, 전재용이다. 근데, 내가 왜 화를 내지?

  대통령이 되면 잘하는 일도 있고 못하는 일도 있다. 지금 대통령, 욕 많이 먹는다. 욕 먹어 싸다. 그래도, 일부러 집값 올리려 한 거 아닐 거다. 김영삼도 일부러 '구제금융사태'만든 거 아니고 김대중도 북한 핵실험하라고 '햇볕정책' 편 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정희도 탐욕스럽게 제 재산 불리지 않은 걸로 안다. 근데, 전두환은 쿠데타로 정권잡고 자기 주머니 챙겼다. 한두푼도 아니고 수천억원이다. 그 전두환이 지금도 '전직 국가원수의 예우'를 받으며 떵떵거리고 산다. 내가 화나는 건, '적극적 의도'로 동족 살상하고 돈 긁어모아 제 배불렸다 여기기 때문이다....

  뭐, 대충 이런 뜻의 얘기를 했다, 내가 '화 나는' 이유로. 몇 마디 듣던 '동지'들, 머리 주억거렸다. 그네들이라도 달리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글을 쓰면서 또 화가 난다. 세상에, '정의'는 뭔가. '정의로운 사회 구현'이 전두환 정권이 내세운 '표어'였다.

덧붙임 : 1980년 당시 '대통령에 추대된 아버지를 칭송'한 전재국의 글, 전재국과 '시공사'의 얘기는 이리로 가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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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뉴스 말미에 이런 말을 할 뻔(?) 했다. '잊혀질만하면 불거지는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문제. 뭔가 한 마디 하려하는데, 할 말이 없습니다. 그냥 화만 납니다'. 물론 방송에서는 하지 않았다. 다행(?)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