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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와의 만남 - 야생의 초원,세렝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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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와의 만남 - 야생의 초원,세렝게티 일시:2003년 1월 16일 장소: MBC 경영센터 9층 대회의실

[행사결과]

SCENE #1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을 제가 했을 뿐입니다>
지난 1월 16일 MBC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청자와 최삼규PD와의 만남.
낯설음과 흥분이 감도는 가운데 최삼규 PD의 인사말로 시작된 행사장에서 시청자들이 처음 들은 말은 감사하다. 그리고 부끄럽다…

SCENE #2
<표절이라구요? 방송국에 한번 놀러오십시오>
시청자들의 애정어리고도 날카로운 질문은 이어지고.
한동안 게시판을 뒤숭숭하게 했던 몇 몇 시청자의 표절시비에 마음이 쓰였던 최삼규 PD는 담백하게 그 때의 일을 얘기하는데….
" 방송국 구경도 하실 겸 시간 나면 한번 오십시오. 아프리카 얘기도 같이하면서 제가 찍은 필름 보여드리겠습니다. "

SCENE #3
<저는 다시 세렝게티로 갑니다~>
그는 세렝게티에서 서구방식의 약육강식의 세계가 아닌 동물들의 희로애락을 담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제작은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직업이며, 한 컷을 위해 기다리고 또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고 말한다.
4부 "집념의 승부사 치타" 촬영을 위해 1월 22일 50여일의 일정으로 세렝게티로 떠나는 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행사는 막을 내렸다.

[행사안내]

- 시간 : 2003년 1월 16일 (목) 14:00 ~ 16:00
- 장소 : MBC 경영센터 9층 대회의실
- 일정 : 14:00 ~ 14:15  인사말 
            14:15 ~ 15:10  HDTV 로 보는 <야생의 초원, 세렝게티>  
            15:10 ~ 16:00 최삼규PD가 말하는 세렝게티의 제작과정과 뒷 이야기



정직과 뚝김의 자연다큐멘터리스트...최삼규PD


 검게 그을은 그의 피부 위로는 아직도 아프리카의 태양이 내리뙤는 것일까? 봄비가 시원스레 내리던 4월 말에 반팔 차림에도 그는 연신 손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었다.  자연다큐멘터리 전문PD 답게 그와 인터뷰를 하는 것은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과 같았다. 말하자면, 수식어 없는 직설화법(약간 어눌하기까지 한)과 긴 호흡의 LONG TAKE 때문이었는데 예를 들어 자연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저멀리 1980년대 KBS 추척 60분으로 훌떡~ 거슬러 올라간다. 

그로부터 10여분 후 필자와 카메라맨은 그 당시 사회상이 어땠는지 MBC PD 수첩의 시작은 어땠는지 입사 초 그의 고민은 무엇이었는지, 곤충의 사랑을 제작하던 중 다섯 달 동안 6mm 카메라를 들고 왜 혼자 필드를 헤매야 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가 얘기하는 필드에서의 힘들고 감동적이었던 에피소드들은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직장인인 필자에게는 무지개색 드롭프스처럼 자극적이고 신선한 것이어서 인터뷰와 상관없이 최삼규 PD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버리고 말았다.
선배 사번 중에 한 분을 추천한다는 정길화 PD의 얘기만 믿고 인터뷰 장소에서 중후한 차림새의 누군가를 기다리던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청바지와 랜드로버가 날렵하게 어울리던 그의 모습이 아닌 검게 그을은 얼굴에서 특히 반짝이던 열정어린 그의 눈빛이었다.


그와 자연 다큐멘터리… 첫 만남

“전 처음에 사회 고발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대학 다니던 1980년대 초에 KBS 추적 60분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센세이션이었죠. 그 시대에 사회의 부조리를 얘기한다는 것이 말이죠. 저런 프로를 하고싶다 하는 생각에 PD가 되었는데 전 정말 부끄럽고 부담스러웠어요. TV에 얼굴을 내놓고 얘기하는데 취재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던가 내가 얘기해야 하는 부분을 말하지 못하는 거예요. 전 유독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었는데 문제 제기를 하면 시정이 된다던가 시정이 되려는 움직임이 생기질 않는거예요. 다음에 또 똑같은 문제를 답습하는 거죠. 공허한 메아리 같아서 자괴감이 들었어요. 그 당시 개발 지상주의가 팽배했던 분위기에서 환경 문제를 얘기하니까 아마도 더 그랬겠죠. 마음 고생을 많이 했어요. 어거지로 한 1년 반 했지요. 그러다가 담당 부장한테 도저히 못하겠다. 다른 거 아무거나 할 테니 이것만 빼달라 했어요. 그때 부장이 “그럼 이거해!” 하고 던져준 것이 ‘곤충의 사랑’이었어요.
 그땐 사실 아무 것도 몰랐지만 그래도 필드 돌아다니는데 전 너무 좋았어요. PD수첩 할 때와는 또 틀렸지요.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냈는데 정말 힘들었지만 이게 내가 해야할 프로그램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오늘까지 온거예요.


결국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왔다?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지만 자연다큐멘터리의 최대 과제는 ‘새로운 영상’에 있다고 한다. 듣고 보니 그런 것이 동물원에 가면 쎄고 쎈 것이 야생동물 들이고 매일매일 “동물의 왕국”에서 친절하게도 야생상태의 그들을 보여주고 있지 않느냔 말이다. 새로운 영상 속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아니라면 누가 그 다큐멘터리를 보려고 할까… 그 새로운 영상에 대한  그의 욕심은 때로는 그를 한 달 동안 지구의 4분의3의 거리를 돌아다니게 내몰기도 하고 다섯 달 동안 6mm 카메라만 쥐어준 채 홀홀 단신으로 곤충들의 뒷꽁무니를 쫓게도 만들고 맹독의 그린 스네이크가 우글 거리는 사바나의 초원에서 용감무쌍하게 두발을 딛고 서게도 만든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당신 자살하러 여기 왔냐는 관리자들의 말이 들릴 리가 있었겠는가? 그런  고생을 고생이라 생각지 않는 것인지 그는 자신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좋은 카메라 맨이 있었고 또 찾고자 했던 그림이 결국은 나타나 줬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지만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들이는 그의 노력의 강도를 생각한다면 역시나 운이 좋았다는 그의 말은 겸손하게만 들린다. 


하고 싶은 일하면서 밥 먹고 살 수 있는 세상…


“시상식이 있어서 다른 나라에 가면 외국인들이 너희 참 대단한 나라다라고 얘기합니다.
두 가지 의미가 있지요 먼저 그렇게 고비용 저효율인데도 불구하고 제작하게 해 준다는 것은 방송사의 의지와 철학이 참 확고하구나 아니면 아직도 그렇게 방만하게 운영하는 것이 약간 웃긴다 이런 거죠. 외국에서는 학술단체나 환경단체에서 지원받는 전문 카메라맨들이 자기 작품을 가져와서 데모를 하고 자기 작품이 팔리면 저작권 받는 시스템이지 방송사에서 자연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경우는 드뭅니다. MBC, KBS, SBS, EBS 이 네 방송사는 이상한 경쟁체제에 놓여있어요. 우리나라에도 필드에서 자연에 관심 갖고 기록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러나 그런 사람들을  키워줄 여건은 안되었죠. 그런데 IMF터지면서 자연다큐, 해외촬영 다 없앴다가 98년도에 MBC에서 공영성을 강조하면서 자연다큐를 방송 하라는 거지요. 그런데 방송을 하라 한들 그게 나오나요? 1년 전부터 기획하고 촬영했어야 하는데 제가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다구… (웃음) 그래서 ‘어미새의 사랑’과 ‘곤충의 사랑’ 하면서 알던 친구들을 수소문해서 판 벌려줄 테니까 한번 해보자고 했어요. 그동안 찍어놓은 테잎 가져와라. 그래서 필드 전문가와 MBC가 조인트를 해서 공동제작하는 개념이 성립된거죠. 저는 내부에서 편집하구요 1999년부터 4년간 해오고 있지요. MBC만 하고 있는 시스템이에요. 제가 무언가를 하고 싶은 꿈보다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하면서 밥 먹고 살 수 있게 판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걷는 것도 숨쉬는 것도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은 자연에 너무 큰 빚을 지고 사는 것이라는 그는 12월에 방영 예정인 ‘세렝게티’ 촬영으로 아프리카와 한국을 오가며 자연다큐멘터리와 또 한번의 사랑에 빠져 있는 중이다. 코 끝이 찡하게 추운 12월의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열대의 초원을 뛰노는 야생동물들을 보게되면 그 카메라 뒤에서 잠깐의 한 컷을 위해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서 1년을 보낸 뚝심의 다큐멘터리스트 최삼규 PD가 있었음을 기억해 주시기를 바래본다.

1991년 <무동이네 집>으로 연출 데뷔
1984년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2002년 서강대학교언론대학원 졸업 


 
경 력
1984년 1월 1일, MBC 입사
1990년 10월- 1992년 3월 'PD수첩' 연출
1992년 자연다큐멘터리 '곤충의 사랑'&nbsp; 연출 제작
1993년 2월- 1994년 4월 '현장체험 주부탐사' 연출
1994년 9월- 1994년 12월, 신인간시대 연출
1995년, 자연다큐멘터리 '어미새의 사랑' 연출 제작
1996년, 자연다큐멘터리 ' 황 새' 연출 제작
1997년 6월, 홍콩반환특집 다큐멘터리 '1997년 7월 1일 홍콩' 2부작 연출 제작
1999년 자연다큐멘터리 '양수리의 봄', '팔색조의 여덟가지 비밀', ' 야생벌이 산사에 깃든 까닭은' 연출 제작
2000년 자연다큐멘터리 '지난겨울 제주도', '참나무나라 이야기' 연출 제작
2001년 자연다큐멘터리 '저어새의 꿈' 기획 연출 제작
           자연다큐멘터리 '개똥벌레의 비밀', '희귀식물의 보고 울릉도', 'DMZ의 산양', '독수리의 긴 여행' 기획
2002년 현재, 창사특별기획 MBC자연다큐멘터리 '끝없는 초원 세렝게티' 연출 제작 중


수상내역
1996년 한국방송대상 TV부문 최우수상. '96 방송위원회 대상. ABU 특별상. 아시아 TV 우수상.
1997년 세계 야생생물 영상제, 아시아 오세아니아 최우수상.
2001년 세계 야생생물 영상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