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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제작자이자 주연을 맡은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을 인터뷰하기로 약속을 잡았다. 그 때까지만 해도 그저 ‘우리가 보기엔 다소
비민주적으로 보이는 미국의 ’선거인단 제도‘라는 것 때문에 국민 과반수의 표를 얻고도 대통령에서 떨어진 억울한 전 대통령후보’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고, 인터뷰가 지금 느끼는 것만큼은 매력적이지 않았었다.
하지만 깜깜한 UIP시사실에서 W의 작가와 둘이 앉아 이 영화를 보는 동안
심장은 쿵광거리기 시작했다.
전문가들도 도저히 오류를 찾아볼 수 없다며 혀를 내두른 영화. 아니 앨 고어의 강연 내용은 적나라했고, 관객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자
피해자라는 죄책감과 불안감으로 바늘방석에 앉은 듯 괴로워야 했다. 영화가 끝난 뒤 인터뷰의 방향을 전면 수정했다.
‘정치인 앨고어’가 아닌 ‘환경운동가 앨고어’를 만나고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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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를 만났다.
하원 8선,상원 3선의 아버지와 변호사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 28세라는 ‘어리디 어린^^’나이에 하원에 당선돼 정치활동을
시작한, 그리고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부통령으로서 대통령과 함께 최저의 실업률을 기록하며 경제 부흥기를 이뤄낸 엘리트 정치인.
하지만 앨 고어는 그러한 ‘초엘리트’에 대한 선입견을 걸어 들어오는 첫 순간 깨뜨려주었다.
편안하고 따뜻하게, 현학적인 미사여구를 배제한 채 뚜렷한 자신의 소신을 명료하게 풀어놓는 그를 인터뷰하면서, 미국인들이
8년 전과 같은 실수를 이번에는 반복하지 않길 바랬다. (인터뷰를 해보니 그가 확실히 이번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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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너무나 익숙해진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한’ 진실.
석유회사와 각종 에너지 회사, 자동차 회사들이 돈을 들여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하기 때문에 무척이나 심기 불편해 하는
그래서 ‘진실’임에도 불구하고 ‘논란’으로 몰아가려고 무던히 애쓰고 로비하는 진실.
그것을 직시하자고, 팔짱끼고 앉아만 있지 말고 실천에 옮기자고 그는 말했다.
“100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전 세계 인구는 무려 4배 이상 늘어났고 기술은 몇 천배 이상 진보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오염물질을 매일 7000만 톤씩 배출해 내고
있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은 양을 배출해 낼 것입니다. 실력 있는 과학자들이 증언한 바에 의하면 우리가 오염을 중단하지
않으면 10년도 안 돼 심각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러나 저는 낙관합니다. 우리가 즉시 행동을 취할 것으로 믿습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매우 참혹할 겁니다. 북극이 녹고, 남극 서부가 녹고 해수면이 대대적으로 상승하며
열대성 질병이 온대기후 지역까지 옮겨가 인간이 살아가기 어려운 쪽으로 바뀔 것입니다.”
테러리즘과 같은 지구상의 다른 위협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비교 우위를 정해서 낮은 우위에 있는 것을 묵살해서는 안 되죠. 기후 위기를 논한다고 테러리즘에 신경을 덜 써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후변화 위기는 다른 모든 위기 상황과 비교할 때 인류가 직면한 최대의 위기, 인류를 종말로 몰고
갈 수 있는 문젭니다.” 라고 답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 부시 행정부에 대해서도 따끔한 질책을 덧붙였다.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카트리나 이후 태도에 큰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안타깝게도 부시 행정부는 그렇지 않습니다. 석유회사와
석탄 회사가 정치에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의회와 대통령은 이들 기업의 말에 필요 이상으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들의 관심사는 일반 국민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내용과는 다른 것입니다. 인류의 미래가 위기에 처해 있는데 석유, 석탄회사의
이윤이 인류의 미래보다 중요할 수는 없죠.”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인간이며, 특히 자신의 조국 미국이 그 선봉에 서 있다고 말하는 앨 고어는 “미국 자동차 기업은
사업에 손해를 끼칠 것이라는 생각에서 환경 보호 책임을 맡지 않도록 의회를 설득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소비자들이 한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생산된 더 효율적인 자동차를 구입하게 됨으로써 이런 미국 기업들은 사업에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그들은 환경 보호가 사업에 유익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배웠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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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써
노력했지만 의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실패한 교토의정서 가입을 부통령 재직시절 중 가장 아쉬움이 남는 부분으로 꼽는
그는 한국의 급격한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신장에 깊이 감명 받았다며 디지털 기술 등의 특정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이 기후변화 위기 해결에도 큰 역할을 해주길 당부했다. 또 계속되는 북핵 위기에 대해서도 미국은 반드시 한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야 하고 한미간 우방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이 환경운동을 하지 않고 부시 대통령처럼 석유,에너지 회사들의 이익을 대변해주었더라면, 현 행정부처럼
정치 중요 요직에 석유회사 출신을 떡하니 앉히는데 앞장섰더라면, 천문학적인 액수의 정치자금을 지원 받으며 쉽게 정치 생활을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그가 벌이는 환경운동 때문에 기업들로부터 공격을 당해도, 소신을 지키는
그를 보며 그가 이 영화를 계기로 대선 준비에 들어간다 한들 비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서방언론들은
영화를 통해 선거운동을 시작해놓고 대선출마 의지를 부인한다며 비겁하다고 비난해왔다)
중요한 건 그가 대선 준비를 위해 갑자기 환경운동을 시작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부통령이던 시절보다도 전에, 아들의
교통사고와 폐암으로 인한 누이의 죽음을 통해 얻은 분명한 울림을 따라 환경운동을 시작했고 일관되게 그 소신을 추진해 왔다.
대선 출마 여부를 물을 필요가 없었다. 당시에는 부인하고 있었지만 출마 할 것 같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얼마 후
호주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환경운동을 위해 그게 가장 힘 있는
방법이란 생각도 했을 것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불편한 진실>을 통해 그가 우리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사실이고
진실이며, 이제부터 우리는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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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꼭 한번 보라고 여러분께 권해드린다. 환경운동에 소극적이었던 필자의 삶을 시사실을 나오는 그 순간부터 통째로 바꾸어
버린 영화이고,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정말 재밌는 영화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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