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으로 첼로를 연주한 파블로(혹은 파우) 카잘스의 새의 노래가 이번 글의 주제와 잘 어울려서 골랐습니다. 영혼으로 이 음악을 들으시면서 제 글을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카탈루나 민요인 새의 노래를 연주하겠습니다.

     새들은 하늘에서 평화를 끝없이 갈구하며 노래합니다.” - 파블로 카잘스(1876-1973)

 여름입니다. 깊어가는 여름! 깊은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에 젖어 문득 주변의 무성한 나무숲 사이로 보이는 산봉우리! 바로 그 봉우리와 함께 존재하는 하늘과 구름을 보노라면 세상의 모든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정지의 순간을 아주 찰나이지만 느끼신 적 없나요? 이런 순간을 시간제단(時間際斷)-시간의 끊어짐- 이라고 합니다.

 빛의 속도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가 구분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시간과 공간의 구분이 없어지는 바로 이런 순간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성불하고 중용을 터득하고 무위자연의 깨달음을 얻는다고 하죠.

보통 이런 득도의 순간은 몰두하고 몰입하는 기도와 수행을 통해 얻어지는데 저는 개인적으로는 기독교인이지만 이런 깨달음이 기도와 몰입의 수행을 통해 잘 얻어지지는 않고 아름답고 대화도 되고 섹쉬한 여인과 함께 아름다운 계곡에 있을 때 아주 잠깐이지만 가능한 것을 보면 저는 그리스의 미의 여신 아프로티테-로마에서는 비너스-가 저에게 어울리는 종교가 아닌지...^^

지난 해 2월에 터키에 갔습니다. 터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소아시아 지역은 그리스문화가 아주 화려하게 꽃피운 곳입니다. 저는 터키 남쪽 안딸랴 지방의 아스펜도스 지역에 있는 그리스의 원형경기장에 들렸는데 약 2050년 정도 지난 이 오래된 유적 주변에 아파트도 현대식 건물도 전혀 없고 단지 자연만이 있었기 때문에 타임머신을 타고 2000년 전의 그리스에 머무는 것 같은 신비한 체험을 했습니다.

사랑이냐 이념이냐 두 번째 글 인데 사랑과 이념이 어떻게 다른지, 어떤 마음으로 이념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2500여 년 전의 소크라테스의 삶을 통해서, 제 영혼의 가장 지적인 연인 플라톤의 생각과 음성으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두 사람의 삶의 무게와 생각이 워낙 깊고 방대해서 저의 글은 그리스 엽서에 있는 스틸 사진 한 컷 정도겠죠. 그리스 철학은 요즘 병원에서 우리 몸을 MRI로 찍어서 구석구석 보여주듯이 우리 인간들의 본성을 아주 투명하고 정확하게 비추어줍니다.

 역사적으로  농경민족보다 해양민족들이 타 지역과의 교류를 통해서 문화가 다양해지고 개인의식도 빨리 생겨납니다. 그리스의 도시국가 중에서도 스파르타는 내륙지방에 갇힌 채 농사를 위주로 했기에  정치체제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당연히 개인의식도 별로 싹트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전쟁은 잘했지만 그리스 문화에는 뭐 기여한 게 별로 없습니다. 바다 가까이 있었던  아테네는 포도주와 올리브유, 도자기 등을 수출하고 장사하면서  개인의식에 눈을 뜬 시민계급이 생겨나고  당연히 정치체제도 왕정에서 귀족정체나 과두체제의 변화를 겪으면서  여자와 노예를 제외하고 직접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됩니다. 특히 살라미스 해전에서 승리한 이후에 시민들의 지지와 추첨으로 민회에 나가 시민의 대표가 되어 국사를 처리하는 것이 대단한 명예가 됩니다.  이 명예와 권력을 얻기 위해 아테네 사회에 입신출세의 열풍이 붑니다.

 이 때 나타난 사람들이 바로 그 유명한 수사학의 천재들, 한마디로 말빨과 구라의 대가들인 소피스트들입니다. 소피스트들은  자신들이 연마한 수사학으로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해서 아테네 민회에 대거 진출합니다. 소피스트들은 수사학으로 민중들을 선동하는 데는 탁월했기에 권력은 쉽게 얻었지만 중요한 것은 소피스트들은 아테네의 시민이 아니었습니다. 한마디로 아테네의 운명과 미래와는 아무 관계가 없고 결국 아무 책임도 질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었죠. 이렇게 익명성-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지지 않는 모든 형태-에 기초해서 권력을 얻은 소피스트들은 책임질 일이 없으니 아무 얘기나 아무 행동이나 합니다. 당연히 아테네 사회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갈 리가 없습니다.

 조국 아테네를 사랑하는 아테네 시민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아테네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영원하고 보편적인 진리를 온몸과 맘으로 역설합니다. 소피스트들의 수사학을 이용한 선동은 당시에는 그 장소에서는 그럴 듯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나 사회에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으로 언제나 어느 곳에서나 변하지 않는 영원하고 보편적인 진리를 목숨을 걸고 얘기합니다.

 인간은 본래 우리 마음속에 보편적이고 영원한 진리의 형상(eidos)을 가지고 있지만   태어나면서 누구나 레테의 강(망각의 강)을 건너면서 이 진리를 잊게 됩니다. 레테의 강 건너편에 있는 진리의 원형에 도달하기 위해서 어떤 사람들-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혼자 헤엄쳐 갈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강대교 같은 다리가 없으면 건널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시간은 걸리지만 진리의 다리를 놓겠다는 것이 바로 소크라테스의 아테네 시민들을 향한 사랑이고 정신입니다.

 진리의 다리를 구성하는 벽돌은 바로 언어(logos)인데 이 언어(logos)는 그냥 내뱉는 언어가 아니라 이성(logos)의 작업에 의한 변증술 혹은 대화술(dialektike)을 통해서 얻어지는 언제 어디서나 통용될 수 있는 명징한 언어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2+2=4는 뉴욕이나 서울이나 파리에서나 언제나 2+2=4인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로고스의 다리가 수학적인 언어로만 구성된 것은 아닙니다.^^ 이런 언어의 다리를 놓는 과정은 매우 힘들고 어렵지 이성의 다리를 만들어서 누구나 로고스의 다리를 건널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결국 소크라테스는 logos의 노동자가 기꺼이 되어 logos의 다리를 놓다가 독배를 마시고 순교합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진리라면  신적인 진리일진대 바로 이 진리를 추구한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신학자라고 부릅니다. 플라톤도 마찬가지구요 - 하지만 이성으로 세상을 구하고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그의 믿음과 삶은 영원성과 보편성에 기초해서 개념으로 사고하는 과학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서양학문과 정신의 원형이 됩니다. 지금 우리가 받는 교육체계도 따지고 보면 소크라테스에게 아주 큰 빚을 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킹콩을 들다’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스승과 제자들 간의 사랑이야기인데 오랜만에 만나는 영혼이 있는 한국영화였습니다. 참 감동적이었고 영화의 주제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관계와도 잘 어울립니다. 플라톤도 젊은 시절에는 아테네 민회에 진출해서 맹활약하는 정치가가 되는 꿈을 가졌지만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비극적인 죽음을 보고 정치가의 꿈을 접고 평생을 진리탐구에 바치면서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국가를 만들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좋은 정치가가 될 수 있는지를 고민한 삶의 흔적이 그의 위대한 철학체계와 글로 남습니다.                       

 우리도 은하계의 별인 지구에 살고 있지만 지구라는 별을 볼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진정으로 선한 행위를 하는 사람도 자신이 선행을 하고 있음을 의식하지 못합니다. 부모가 위험에 처한 자식을 구하면서 ‘내가 지금 착한 일을 하고 있구나’ 하고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예수도 죽으면서 “옐리 옐리 라마 사막디니(주여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라고 외치며 인류의 죄를 짊어진 자신의 지고지순의 사랑조차도 잊고 갔고   금강경을 보면 석가도 자신이 중생을 구제했다고 얘기한 후에 곧 바로 아무도 구제하지 못했다고 얘기합니다. 플라톤 역시 스승 소크라테스의 삶을 통해서 소크라테스도 의식하지 못한 인간의 가장 고귀한 능력을 발견합니다.

 소크라테스의 인간을 향한 사랑, 조국 아테네를 사랑하는 애국심을 통해 플라톤이 우리인간의 본성 안에서 발견한 것은 바로 NOUS(누스)입니다. NOUS를 우리말로 정확하게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희랍철학의 대가 박 종현 교수는  삶의 개념이 포함된 정신이라고 번역합니다. 저의 언어로는  우리 인간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깨달음, 혹은 영혼의 가장 아름다운 능력,  우리가 신과 세상 그리고 타인을 사랑하는 선택과 지향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표현합니다. 로고스가 사고하고 추리하고 헤아리고 계산하는 기능개념 즉 과학적인 능력이라면 누스는 삶의 개념입니다.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델피 신전에 새겨진 유명한 신탁-라고 날카롭게 얘기하면서 소피스트들을 대화술(dialektike)- 헤겔의 관념론적 변증법과 마르크스의 유물론적 변증법의 원형이 됨- 을 통해 강하게 몰아 부친 것은  소피스트들을 말빨로 제압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화와 담론, 토론을 통해서 소피스트들의 논리의 허점을 지적하고 아테네의 미래와는 관계없이 자신의 욕망만을 추구하는 소피스트들의 무책임을 경계하는 것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소피스트들을 유치하게 심리적으로 이기고, 그들과의 현실적인 이해관계에서 승리하기 위해, 소피스트 개개인에 대한 미움 때문에 자신의 로고스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당시의 집권세력인 소피스트들이 그에게 준 독배를 순순히 받아들인 그의 숭고한 죽음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상대에 대해 뒤틀리게 비꼬는 말이 아니라 우리 본성 안에 있는 고귀한 진리의 형상과 능력을 깨닫기를 간절히 바라며 당시 그리스 사회를 향해서 목숨을 다해 외친 소크라테스의 복음이었습니다. - 왜 애플사의 CEO

스티브 잡스가 소크라테스와 점심식사를 할 수 있다면 자신의 전 재산을 내놓아도 아깝지 않다고 했는지 아시겠지요!^^-

 인간의 가장 고귀한 깨달음 바로 사랑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스승을 보면서 플라톤은 우리 안에 있는 가장 고귀한 능력인 누스에 대한 영감을 받습니다. 플라톤의 위대한 형이상학인 이데아론도 따지고 보면 스승의 삶과 사랑을 보며 만나게 된 누스 때문에 얻은 탁월한 사상입니다. 사도 바울이 사랑 때문에 십자가를 지는 예수의 숭고한 사랑을 보면서 예수를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고 하는 기독교의 핵심철학을 세운 것처럼 말입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우리의 본성 안에서 발견한 아주 소중한 무형의 보이지 않는 자산이 바로 에로스(eros)입니다. 보통 플라토닉 러브라고 하면 에로티시즘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아는데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 있어서 에로스는 진정한 사랑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에로스신은 그리스 신들 중에서도 카오스(chaos, 혼돈의 신)와 대지의 신(Gaia) 다음의 서열 3위의 신입니다. 플라톤은 에로스의 본질을 여러 각도로 밝혀내지만-플라톤의 에로스에 대해서는 특집으로 준비 하겠습니다.^^여기서는 간략하게...- 가장 특징적으로 그리스신화를 예로 들면서 얘기합니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원래 인간은 원통형으로 남녀가 붙어 있었는데 앞뒤로 눈이 달리고 손발이 네 개이다 보니 전후좌우로 이동이 가능하다 보니 힘도 세고 간도 큽니다.  이에 위협을 느낀 올림포스의 신들이 회의를 열고 고민 끝에 제우스가 둘로 나누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이때부터 인간들은 자신의 반쪽에 대한 그리움을 갖게 됩니다. 이 우화를 통해 플라톤은  에로스의 본질이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그리움이라고 정의합니다. 육체적인 것에서부터 정신적인 것까지... 남녀 간의 사랑은 물론이고 완전해 지려고 하는 인간의 모든 욕구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명예욕은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다른 사람들 마음에 영원히 남고 싶어 하는 불사성에 대한 에로스라는 것입니다. 이런 통찰을 통해서  플라톤은 결국  바로 에로스가 인간들이 누스와 로고스를 실천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밝혀냅니다.

 구소련이나 동구권의 공산주의 실험의 실패는 바로 이러한 인간의 에로스를 무시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더 나아지기 위하여 더 열심히 일하는데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서 가져간다고 하는 공산주의의 모토는 인간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끌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결국 경제적으로 활력을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역시나 서양의 중세나 이슬람의 종교 원리주의 사회도 인간의 에로스를 억압하고 종교적인 형식에만 사회의 에로스 즉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회가 역동성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플라톤이 말하는 사랑 즉 플라토닉 러브를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사랑을 통해 받은 영감으로 알게 된 누스(가장 고귀한 깨달음과 지향), 스승이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기 위해 사용한  로고스( 과학적인 능력과 방법론), 플루타르크 영웅전에도 나오는 알키비아데스를 포함해서 수많은 제자들을 사랑한,-당시는 양성애사회였음, 아내 크산티페를 악처로 만들 수밖에 없었던...^^-스승의 에로스(에너지, 추진력)의 조화가 바로 플라토닉이 말 한 사랑의 본질입니다.

 2차 세계대전의 주역인 히틀러는 당시 유럽이 영국과 프랑스라는 전통의 강대국과 신흥 강국인 독일이 겪고 있는 갈등구도를 정확히 읽고 전쟁도 탁월하게 지휘하고 대중의 에로스도 열광적으로 이끌어내는 뛰어난 로고스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전쟁의 방향(누스)이 잘못 되었기 때문에 본인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아픔을 주었습니다.  모택동이 1950년대에 추진한 경제개발운동인 대약진운동은 실패로 돌아갑니다. 당연한 것이  구호만으로는 대중들의 지속적이고 경쟁력 있는 노동을 이끌어 낼 수 없었기 때문이죠. 한마디로 대중의 에로스를 이끌어내는데 실패합니다. 게다가 수정주의 노선을 걷는 유소기나 등소평등의 실권파들에게 권력을 내어 놓아야 할 위기에 놓이자 문화혁명이라는 이념을 통해 대중들의 에로스(에너지)를 자신의 정적들을 타도하는데 씁니다. 대장정 시기의 순수성과 자기희생의 초심을 잃은 모택동의 권력욕(에로스)은 그릇되게 사용되어 수없이 많은 사람이 죽는 비극이 오고 중국은 문화혁명이후 수십 년 동안 침체기를 겪습니다. 로고스의 기능이 탁월하고 에로스가 강한 인간들이 누스가 없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를 플라톤은 이미 2500년 전에 인간 본성의 MRI를 통해서 정확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유대의 가장 지혜로운 왕이며 명재판관인  솔로몬에게 두 여인이 간난 아이를 데려와서 서로 자기 아이라고 주장합니다. 마이클 잭슨의 유산을 놓고 유족들이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보다 더 추잡하게 아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합니다. 서로의 주장이 막상막하로 그럴 듯합니다. 이 때 솔로몬은 아이를 둘로 나누라고 얘기합니다. 친어머니가 아닌 여자는 아이를 둘로 나누라고 합니다. 그러나 생모는 아이를 둘로 나눌 바에야  아이를 포기하겠다고 얘기합니다. 한마디로 친엄마는 아이에 대한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친엄마가 아닌 다른 여자를 플라톤이라는 MRI를 사용해서 분석해 보면  일종의 유괴범인 이 도둑년은 아이에 대한 강한 에로스를 보여주었고 아이를 동시에 가질 수 없으니 둘로 나누라는 솔로몬의 판결에 순응하는 언뜻 합리적으로 보이는 로고스를 가졌지만 인간의 가장 고귀한 깨달음인 사랑에 대한 지향 즉 누스가 결여되어 있었기에 아이를 둘로 나누라는 엽기적인 판결이 조금도 이상하지가 않습니다. 누스(삶의 방향)가 잘못 되어 있으면  로고스(이성)가 탁월할수록 에로스(욕망)가 강할수록 이렇게 무시무시한 일들이 분명 벌어집니다.

 사랑은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깨달음 바로 누스입니다. 그러나 사랑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의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들어가면 특히나 요즘처럼 복잡한 사회에서는 우리는 로고스(과학적인 능력)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또한 누스와 로고스를 실천하는 원동력은 에로스에서 나오기에 민주사회에서는  대중들의 에로스를 잘 이끌어내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이념은 사회를 이끌어 가는 로고스의 기능입니다. 개인이나 사회나 제대로 존재하려면 가장 합리적인 이념을 가질수록 유리합니다. 그러나 누스(사랑의 방향)의 인도를 받지 않은 이념은 잘 훈련되어 있고 강할수록 개인이나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칩니다.  대중들의 에로스도 누스의 인도를 받지 않으면 사회는 광기로 빠져듭니다.

 소크라테스처럼 자기 목숨을 다 바쳐서 사심 없이 사랑의 방향으로 사회를 이끌기 위해서(누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론을 찾아내기 위해 고민하고 (로고스) 자발적이고 지속적이고 열정적으로 자신과 사회의 (에로스)를 끌어내려고 노력하는 진정한 영웅이 필요합니다. 언제나 새로운 변화와 발전은 바로 이런 영웅 한사람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영웅들이 사회의 각 분야를 이끌어 갈 때 세상이 편해지고   아름다운 문화의 꽃이 피어나고 이웃 세계에 감동과 동경을 주는 문무겸비의 스마트 파워를 갖게 됩니다. 바로 이런 나라와 민족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생명력을 가진 역사의 주인공이 됩니다.

 누스가 결여된 이념형(로고스)의 인간들은 소피스트들처럼 역사적으로 어느 사회나 언제나 지천으로 널려 있어왔습니다. 잘 이끌기만 하면 부정적인 존재들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념형의 인간들이 세상을 이끌어 가는 것은 몸통이나 꼬리가 머리의 역할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소크라테스 같은 사랑형(누스)의 영웅이 우리 사회에서 독배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꼭 우리 사회의 진정한 스타가 되어 우리 사회를 이끌 수 있어야 합니다. 간절한 저의 기도입니다.  우리 사회도 이런 사람이 없다고 한탄만 하고 책임을 미룰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먼저 그런 영웅이 되려고 노력하고 그러기 어려울 때는 플라톤이 스승 소크라테스에게 했던 것처럼  그런 영웅들을 세상을 향해 번쩍 들어올리기라도 해야 됩니다. 다음에는 공자를 통해서 사랑과 이념에 대해서 얘기합니다.